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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도 아니고... 유신시대냐 내 동영상은 더욱 많이 퍼질 것"

[인터뷰] 박영선 의원... 한나라당 수사 의뢰에 "TV화면이 거짓말 하냐?" 반박

등록|2007.12.12 17:56 수정|2007.12.12 17:56

▲ ⓒ 유투브 화면


한나라당이 BBK 사건 관련 동영상을 제조.배포한 업체는 물론 이를 다운로드해서 본 네티즌까지 경찰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문제가 된 동영상에 등장하는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그게 왜 수사대상이냐"며 강하게 항변하고 나섰다.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탄압"이라는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내가 출연한 동영상이 왜 수사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 표현의 자유도 없느냐"며 "유신시대의 기사 검열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7년 전에 찍었던 화면을 방송하지 못하게 할 자유가 누구에게 있느냐"며 "한나라당이 유신시대, 전두환 정권보다 더 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유신시대 기사 검열과 똑같다"

박영선 의원의 'BBK 취재 동영상'은 박 의원이 MBC 기자로 재직하던 지난 2000년 11월 서울시청 앞 삼성생명 17층에 있었던 BBK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인터뷰했던 장면을 담은 동영상으로 김경준씨도 함께 등장한다.

특히 박 의원은 동영상에서 "그곳(BBK 사무실)에서 이명박 후보를 인터뷰했고 이 후보는 김경준을 차액거래의 귀재라고 극찬을 했었다"며 "그런데 이 화면을 이명박 측이 미국에서 재판에서 증거배제 신청을 했다, 저는 굉장이 의아했다, 왜 무엇을 숨기고 싶어서 취재화면을 증거배제 신청을 했을까 의구심은 거기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취재기자를 BBK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인터뷰해 놓고 이제 와서는 아무 관계가 없다, 나는 모른다고 하는 게 가능한 일이냐"며 "만약 이러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습니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위원장 홍준표)는 박 의원의 동영상에 대해 "이미 검찰의 종합적인 수사를 통해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이 소유, 운영하던 BBK와 전혀 무관함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이고 김경준의 범행에 가담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그러나 박영선 의원은 "7년 전에 내가 찍은 화면을 제일 먼저 공개한 것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이라며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측에서 MBC로부터 프로그램을 사갔고, 나도 그 이후에 그 화면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삼성생명 건물에 BBK 사무실이 있었는데, 검찰은 그 사무실과 이명박 후보와의 관계를 조사하지 않았다"며 "당시 이명박 후보가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해서 간 것이고, 거기서 이 후보가 김경준씨를 저에게 소개시켜줬다"고 주장했다. "BBK와 이명박 후보의 관계 여부를 떠나서 이명박 후보가 기자를 불러 김경준씨를 소개시켜준 것이 잘못이지, 찾아간 기자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는 것이다.

박 의원은 또 "TV 화면이 거짓말을 하느냐"고 반문한 뒤, "홍준표 위원장 말대로 검찰 수사 결과가 맞다면 이명박 후보는 사칭업자다. 왜 기자에게 자기가 세운 회사라면서 오라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재판이 벌써 끝난 것인가? 검찰은 일부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 뿐이지, 아직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주장은 오만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박영선 동영상'은 물론 김경준씨의 모친 인터뷰 동영상에 대해서도 수사의뢰 한 것과 관련 박 의원은 "음란물도 아니고, 그 동영상을 만든 게 뭐가 잘못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언론이 혐의를 가진 사람에게 접근도 못하나. 혐의를 받는 것은 이명박 후보도 마찬가지다. 한 명은 대통령하고 한 명은 감옥가고... 그것은 말이 안된다. 자기 입으로 우리를 사무실로 불러들여서 자기가 만든 회사고, 김경준씨에 대해서는 자기가 스카웃했다고 말했는데... 화가 나서 잠이 안온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이 동영상을 문제삼고 나선 것에 대해 "그게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그런 억지 조치를 취한 것 아니겠냐"며 "만약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리는 자유도 없어지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이미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었다고 생각하고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보도도 못하게 하고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동영상은 한나라당이 어떻게 차단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동영상을 다운로드해서 본 네티즌까지 수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수십 만명이 수사를 받아야 한다. 겁을 주기 위한, 공포정치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렇게 문제가 되면 (동영상은) 더 많이 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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