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문국현, 새벽 회동... '단일화' 결론 못내
함세웅 신부 주선으로 제기동 성당에서 3시간 넘게 만나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후보가 지난달 21일 조계사 불교역사기념관에서 열린 '2007 불교계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두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정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했고 문 후보는 "국민에게 새로운 감동을 줘야 한다"며 정 후보의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 후보측은 모두 대화 내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는 문 후보가 11일 밤 11시부터 12시까지 문 후보가 함 신부와 제기동 성당에서 만난 뒤 다른 장소에서 정 후보를 만나기로 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 후보가 함 신부와 문 후보가 만나는 장소에 합류하면서 새벽 3시 20분까지 3인 회동이 이어졌다. 후보들은 각자 선거운동을 끝내고 만났으며, 서로 측근 한 명씩만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신부 "'공동선익'엔 의견일치... 내가 보기엔 90%까지 왔다"
함 신부는 13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후보가 역사의 요구와 국민적 여망을 확인하고 상대방의 좋은 뜻을 함께 확인했다"며 "밤 새워서 계속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다음 후보 일정이 있어서 새벽 3시 20분에 끝냈다"고 전했다.
그는 "두 후보 모두 천주교 신자로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선익을 위한 것이다'는 성경 고린도전서 12장 4절부터 11절까지를 함께 읽고, 함께 기도했다"고 말했다.
회동과정에서 함 신부 측근들이 "좋은 결론이 날 때까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겠다"고 부담을 지우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 문을 잠그지는 않았다.
함 신부는 "지금 시대의 요청은 두 사람이 '공동선익'을 위해 개인도 당도 동지도 양보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선택하고 결단을 내리는 데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면서 "내가 보기에는 90%까지 왔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고 전했으나, 단일화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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