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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그리운 계절에 창고에서 꽃을 꺼내다

[달팽이가 만난 우리꽃 이야기 159]

등록|2007.12.13 13:51 수정|2007.12.13 14:42
꽃을 그리워하는 계절에 꽃을 보며

ⓒ 김민수


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컴퓨터에 사진을 저장하는 일이 쉬워졌습니다.
야생화를 저장해 놓은 곳을 가리켜 '창고'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렇게 꽃이 드문 계절에 지난 계절에 찍었던 사진들을 게시할 때 '창고를 개방한다'고도 하지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온 나라가 뒤숭숭한 가운데 총기탈취사건과 기름유출사건까지 겹쳐서 마음 둘 곳을 모르겠습니다. 어디를 바라보아도 희망적인 이야기들보다 절망적인 이야기들이 더 많습니다. 마치 과거로 회귀하려는 듯한 현실을 보면 안타깝다 못해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모양이 되었을까 한탄을 하게 됩니다.
들꽃, 그들은 해마다 피고 집니다. 늘 새 것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순간이라도 갈 때가 되면 가고 그리하여 마침내 새순으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하는 법인데, 새 시대를 낡아빠진 부대, 더 이상 쓸 수 없어 버려야 할 부대에 담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마음이 심란할 때 그 마음을 다스려주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는 역시 꽃입니다. 그래도 희망을 봐야겠지요.
보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희망을 봐야겠지요. 그 희망은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들꽃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과 발걸음이 합쳐져 차곡차곡 창고에 보물을 쌓아둔 것처럼, 한탄만 하지 말고 지금 여기서 어떻게 살아가고 결단하는 것이 희망의 길로 가는 것이겠지요. 다른 사람 아닌 내가 그 길을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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