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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사적 사실, 웹서 쉽게 확인한다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구축사업 완료보고회' 열어

등록|2007.12.13 14:37 수정|2007.12.13 14:49

조선왕조실록 첫화면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첫화면 ⓒ 국사편찬위원회


요즘 드라마는 온통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산>과 <왕과 나>가 한창 방영 중이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다가 뭔가 궁금증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일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바로 우리에겐 번역본 <조선왕조실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터넷에서 쉽고 간단하게 검색할 수 있다.

"<이산>에서 정조를 괴롭히는 화완 옹주는 언제 죽었을까?", "<왕과 나> 김처선은 어디 김씨이며, 어떻게 죽었을까?" 등을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 왕조 역사를 담은 기록물인데 역사적 사실을 일어난 순서대로 기술하는 역사서술의 한 방식인 편년체로 기록했다. 세계에서 이렇게 방대하고 완전하게 보존된 실록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실록이 가진 의의는 크다. 하지만, 이 조선왕조실록 원본은 한문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또 쉽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

완료보고회12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 완료보고회 ⓒ 김영조

인사말완료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 위원장(왼쪽)과 유홍준 문화재 청장 ⓒ 김영조



그래서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유영렬)는 이를 번역하고 2005년부터 3년간에 걸쳐 이 번역본을 일반인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벌여왔다. 그 사업을 완료하여 12월 12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실에서 완료보고회를 열었는데 12일을 기점으로 실록의 한문표점본·한글번역본·원본 이미지를 한꺼번에 구현하는 입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인터넷 <조선왕조실록> 서비스는 2006년 개통된 이래 지금까지 1년 11개월 동안 국내외에서 총 160만명 이상 이용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올해 새로 구축된 서비스 내용을 합치면 이제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는 한마디로 '완결판'이 된다고 국사편찬위원회는 자랑한다.

보고회는 우선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유 위원장은 "23개월 만에 160만명이 접속했다는 것은 이제 <조선왕조실록>은 역사 연구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며 "앞으로 <승정원일기>와 북한의 <리조실록>이 하나로 연동하면 조선시대를 이해하는데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그동안 로또복권사업으로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사업 예산을 꾸려왔지만 교육부 예산은 문화재청의 50배"라며 "따라서 앞으로는 교육부가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왕조실록>에서 '개고기'를 검색해보면 두 번 나온다"며 "그 가운데 하나는 김안로가 뇌물로 바쳤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렇게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의 큰 강점"이라고 축사를 했다.

이어서 김신일 교육부총리의 축사가 대독 되었고, 이화여대 이배용 총장의 축사도 이어졌다.

통합 서비스조선왕조실록 ‘표점한문본ㆍ한글번역본ㆍ원본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비교해볼 수 있는 통합 서비스 ⓒ 국사편찬위원회



중초본다시 기록할 때 지우고 고치고 덧붙이는 등의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광해군 일기 중초본 ⓒ 국사편찬위원회


중초본 서비스온라인으로 중초본 자료를 볼 수 있다. ⓒ 국사편찬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는 완료된 이번 사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조선왕조실록의 '표점한문본·한글번역본·원본 이미지'를 동시에 열람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즉 조선왕조실록의 세 가지 자료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띄우면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글번역본을 읽다가 번역의 잘못이나 의심스러운 부분을 만나면 원문을 참조하여야 한다. 원문을 보고도 해결이 안 되면 원본 혹은 영인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영인본은 48권이나 되어 보관하기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찾는 데에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통합 서비스는 사용자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었다. 이제 사용자는 정말 편리하게 앉은 자리에서 마우스 하나로 조선왕조실록을 빠르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표점한문본'이란 한문으로 된 원문에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문장부호를 붙여준 것을 말한다.

둘째, 실록에 출현하는 인물을 양반·중인·양인·천인으로 나누는 신분은 물론 본관, 관직 이력 정보와 왕실 족보인 선원계보도가 함께 하여 다양한 역사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또 인명 색인을 인물사전 형태로 만들어 동명이인(同名異人)이 함께 검색되는 단점을 없앴다. 이를 통해서 드라마, 영화, 게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동기를 찾을 수 있으며, 이로써 제2의 대장금과 공길 탄생을 비손한다.

분류 색인온라인 조선왕조실록은 분류 색인이 있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국사편찬위원회



산원계보도조선왕조실록 온라인 서비스에는 왕조 계보도가 있어 쓸모있다. ⓒ 국사편찬위원회


공길 검색온라인 조선왕조실록에서 "공길"을 검색해본 화면 ⓒ 김영조


셋째, 조선왕조실록 태백산 사고본과 고종순종실록의 원본 이미지 전체의 촬영을 끝내 덧붙임으로써 이제 실록의 원본 이미지, 원문, 한글번역본의 세 가지 형태 모두를 하나의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료의 훼손이 우려되는 국보 자료의 영구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종요로운 일이다.

넷째, 조선왕조실록을 왕의 비서실 일기인 승정원일기와 연계시켜 놓음으로써 같은 사건과 사안에 대해 실록의 기록과 승정원의 기록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 같은 날짜별로 기사를 모아 놓고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자료의 폭이 확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사안이 가지는 특징과 미묘한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되었다.

다섯째, 실록 유일의 중초본(中草本[再校本]:太白山本)인 광해군일기를 원전으로 구축하여 서비스를 하게 되었다. 기존 원문 자료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이 자료는 정초본(正草本: 鼎足山本)으로 다시 기록할 때 지우고 고치고 덧붙이는 등의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이번에 이 광해군일기 중초본 원문을 입력하고 표점 및 색인을 덧붙여 정초본과 함께 서비스하게 되었다.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많은 연구자를 위한 기본사료가 갖추어졌고, 이제 당대의 역사적 사실과 평가를 더욱 명확히 할 수 있게 된 점이 특기할 만하다.

온라인 통합 서비스 설명조선왕조실록 온라인 통합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 김영조


이처럼 국사편찬위원회 온라인 <조선왕조실록>은 그동안 미진했던 자료의 완결성을 갖추고 서비스의 질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렸다. 이제 조선왕조 25대 472년, 17만 2천여 날의 역사 사실을 기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역사서, 조선왕조실록은 온라인에서 새롭게 재탄생하여 '내 손안의 실록'으로 다가왔다.

다만, 약간의 차질이 생겨 아직 원문 이미지 서비스와 승정원일기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완벽하게 끝낸 다음 보고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또 보고회에서는 일부 강의를 연상케 하는 축사와 잔소리 같은 설명으로 참석자들을 지루하게 만든 것은 문제였다. 게다가 연구보고 한 편이라도 들으려 했던 참석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점, 질의응답이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는 뒷얘기들이 있었다.

흔히 조선왕조실록은 연구자들의 것만으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은 고리타분한 옛 얘기가 아니라 이 시대 우리의 운명을 결정했던 사실들이고, 현재를 규정짓고, 미래의 운명을 점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다. 이제 우리는 우리 곁에 다가온 조선왕조실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슬기로움을 발휘해 보자.
덧붙이는 글 ※ 조선왕조실록 누리집 : sillok.history.go.kr/main/main.jsp
국사편찬위원회 누리집 : www.histor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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