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찾은 이회창 "나는 충무공, 이명박은 원균"
[경남유세] 하루에 7개 도시 순회 '강행군'... 김혁규 "이명박은 장관감도 못돼"
▲ 17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일정이 시작된 27일 오전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경북에 이어 경남권 공략에 나섰다. 진주에서 하룻밤을 머문 이 후보는 13일 오전 진주 중앙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하루동안 사천, 통영, 마산, 창원, 진해, 김해를 두루 훑는 강행군을 시작했다.
통영을 찾은 이 후보는 한산대첩이 있었던 이곳의 역사적 배경에 맞춰 자신을 충무공 이순신에,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원균에 비유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통영 거북시장 앞 유세에서 이 후보는 "통영에 오면서 정말 가슴이 벅찼다"며 "충무공이 물밀듯 쳐들어오는 왜군을 혁파해 이 나라를 구한 근거지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임진왜란 때 두 사람의 장군이 있었다, 한 사람은 조직과 세력이 있고 조정 권신들이 그 배경이었던 반면 다른 한명은 조직·세력도 없고 조정 권신들의 미움을 받았으나 강직한 소신과 깨끗한 신념이 있었다"며 이순신과 원균 얘기를 꺼냈다.
이어 이 후보는 "그런데 임진왜란이 터져서 이 나라를 구한 건 누구였느냐, 바로 이순신 장군이었다"며 "이번 선거는 이회창과 이명박 사이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싸움"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임진왜란에서 충무공이 몸을 던져 나라를 구했듯 저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지고자 한다"며 "12월 19일에 저를 찍어 역사를 바꾸는 혁명을 이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지사를 4번(관선 1회, 민선 3회) 지낸 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마이크를 잡고 이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김 전 의원은 "그 분은 거짓말을 하다가 그것이 쌓여 어느 것이 거짓말인지 참말인지 분별을 못하는 사람"이라며 "나라의 대통령은 정직하고 도덕적인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은 "장상씨가 국무총리 인준청문회에서 위장전입을 두번 해 인준을 못받았는데 스무 번 이상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 위장전입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느냐"며 "이명박 후보는 장관도 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택시도 버스전용차선 이용하게 해야... 종부세도 대폭 완화"
한편 이에 앞서 이 후보는 '휴대전화 사용료 반값 인하' '수도권 그린벨트 개발' '택시의 버스전용차선 이용 허용' 등 서민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택시의 버스전용차선 이용 허용은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버스 중앙차로제를 실시해 택시기사들의 불만을 산 점을 노린 틈새공약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진주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민을 위한 이회창의 12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청년고용 특별법 제정, 매년 일자리 50만개 창출 ▲유류값 대폭 인하 ▲휴대전화 사용료 반값 인하 ▲종합부동산세 대폭 완화·양도소득세 폐지 ▲그린벨트의 탄력적 운용을 통한 공영 택지 공급 ▲경부·경인·영동·서해안 고속도로 복층화 및 확장 ▲저소득층 산모에 대해 1년간 기저귀, 분유, 유아복 무상 지급 ▲택시의 버스전용차선 이용 허용 ▲영세·자영업자·재래시장 카드 이용 수수료 인하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후보는 "여당은 지난 5년 국민의 행복을 송두리채 빼앗아 놓고는 이제 와서 가족행복의 시대를 열겠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참으로 후안무치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 후보를 향해서도 "위장전입·위장취업·부동산 투기·탈세를 밥 먹듯이 하던 사람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돈과 권력만 있으면 다된다는 어지러운 세상인데 수단방법 안가리고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사고를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주장했다.
또한 이 후보는 "특히 서민과 어려운 국민 위해 당장 겪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 또는 아주 힘들면서도 외면돼온 부분을 공약으로 내놨다"며 "집권하면 이 약속들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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