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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의 꿈, 춤에서 대신 찾다

조경주의 춤 현무(玄舞) 공연 열린다

등록|2007.12.13 15:40 수정|2007.12.13 15:40

조경주의 현무조경주의 전통춤 공연 현무 소책자 표지 ⓒ 조경주


얼마 전 국립국악원에서는 대금독주회가 열렸다. 대금 명인 원장현 선생의 아들 원완철의 만파식적을 향한 꿈이 펼쳐진 것이다. 차세대 대금 명인 원완철이 탄생한 것은, 물론 그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아는 이들은 그가 그 자리에 오른 것은 그의 어머니 조경주씨의 사랑이 큰 몫을 했다고들 말한다.

독주회가 끝난 얼마 뒤 조경주씨에게 원완철은 "이제 어머니도 공연하실 때가 되었습니다, 한 번 하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경주, 그녀도 한때 해금 연주자로서의 꿈을 지니고 있었던 국악인이다. 하지만, 남편 원장현, 아들 원완철, 그리고 해금을 하는 딸 원나경을 위해 본인의 꿈을 접은 어쩌면 무서운 여인이다. 대신 그녀는 해금이 아닌 춤을 또 다른 꿈으로 삼았다.

조경주의 춤조경주가 이번 공연에서 추게 될 살풀이춤과 입춤 ⓒ 조경주


조경주의 춤조경주가 이번 공연에서 출 승무와 교방소고춤 ⓒ 조경주


그래서 그동안 닦아온 춤 실력을 지인들에게 선을 보이겠다고 한다. 오는 12월 17일 저녁 7시 북촌 창우극장에서 그녀의 손끝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춤을 우리는 볼 수 있으리라. 그녀는 "소리와 가락을 접하여 살다 보니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었습니다"라며 "너무나 깊고 깊은, 아득하기만 한 우리 전통 예술의 세계, 끝은 없지만 끝을 향하여 어리석은 길을 더디 더디 가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춤사위를 이야기한다.

이날 공연에선 먼저 춤사위가 장중하면서도 엄숙할 뿐 아니라, 가사장삼과 고깔을 걸치고 법고를 두드리면서 절제된 몸짓 사이로 갈등과 고뇌를 표출하는 승무를 춘다. 또 수건춤 또는 덧배기춤이라고도 하는데 다소곳하며 은근한 정서가 있는 입춤, 고려·조선 시대에 기녀(妓女)들을 중심으로 하여 가무(歌舞)를 관장하던 기관인 교방에 의해 전승되던 교방소고춤, 살풀이 등을 선보인다.

조경주의 공연 찬조 출연자들왼쪽부터 박정미, 송경숙, 전숙경 ⓒ 김영조


찬조 출연으로는 송경숙·박정미·전숙경이 함께하는 흥춤과 기본무가 있을 예정이며, 남상일의 소리로 남도민요의 하나인 흥타령을 들을 수 있다.

정해년을 마무리할 즈음, 우리는 한 현대판 신사임당이 자신의 꿈을 찾아 길을 떠나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번 감상해보자. 어쩌면 이 공연은 우리에게 잔잔한 매력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공연문의 : 02-723-8585, 북촌 창우극장 - 비원과 현대 원서공원 사이(02-747-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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