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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으세요" 안양시 출산장려금 높여

셋째자녀 출산시 50만원...셋째아 이상 보육료 월 5만원 지원

등록|2007.12.15 12:47 수정|2007.12.15 16:30

▲ 안양시민축제에 나온 한 다둥이 가족 ⓒ 최병렬


지난 2006년 1월 3일 새벽,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한 한 여성병원에서 한 산모가 8번째 아이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해 새해 기쁜 소식을 전했으나 병원비 걱정을 할 정도로 빠듯한 살림이라는 사정을 들은 병원 측이 병원비 전액을 무료로 지원해 훈훈함을 준 바 있다.

안양시가 입법예고를 통해 오는 17일까지 셋째 자녀 출산시에 50만원의 출산지원금을 지원하는 등의 관련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수렴에 이어 셋째아 이상 자녀에 대해 보육료를 지원키로 하는 등 다자녀 가구의 보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이에 오는 2008년부터 안양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주민이 셋째아 자녀를 출산할 경우 당초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50만원의 출산장려금이 지급되고 셋째아 이상 자녀가 보육시설에 들어갈 경우 만4세까지 월 5만원씩의 보육료가 지원될 예정이다.

안양시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안의 주요 골자를 살펴보면 제3조(출산장려금 지급) 조례 제4조에 따른 출산장려금은 셋째 자녀부터 1인당 50만원 지급을 비롯 지원대상자 범위(안 제2조), 입양자 지원신청 등을 규정함(안 제4조) 등을 담고 있다.

안양시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에서는 제4조에 예산의 범위 내에서 셋째 자녀 이상부터 1인당 100만원 이하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나 시 집행부는 시행규칙에서 50만원으로 예고함에 따라 기존 20만원 지원금에서 30만원 추가하는 데 그쳤다.

▲ "건강한 아이 낳고싶어요!" 안양시출산준비동아리 ⓒ 최병렬



안양시의회가 지난 9월 12일 통과시킨 '안양시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출산율 저하와 인구 노령화 등 사회문제에 대처하고 임산부와 신생아의 건강관리 도모를 위하여 지원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의원발의를 통해 마련됐다.

시 집행부는 조례 제정 과정에서 안양시 인구 밀도가 높고 인구 유입이 많아 조례 제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으나 출산장려 정책은 국가 시책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과 인근 도시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원들은 원안가결했다.

특히 제4조에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셋째 자녀 이상부터 1인당 100만원 이하를 지원하는 것으로 입양자녀까지 포함해서 쌍생아인 경우에는 신생아별로 지원하도록 하였다.

안양시에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지역주민의 접근성이 용이한 주민자치센터를 통한 출산준비동아리가 지난 2006년부터 운영중으로 현재 제6기까지 377명의 회원들이 클럽(http://club.anyang.go.kr/happybabymom)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안양시의회 심규순 의원은 "우리나라 출산은 이제 국가적인 문제"라면서 "그동안 좀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는 민원이 있었으나 안양시는 조례안도 없이 타 지자체와 형평성 차이가 있었다"며 "다자녀 부모에게 다소 도움을 주기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출산장려금, 결코 만병통치약 아니다

안양시에서 2006년도 총 출생아 수는 6180명으로 한 자녀 출생아 수는 3311명이며 둘째아 수는 2431명, 그리고 셋째아와 셋째아 이상 출산 수를 합해서 438명이다.

출산장려금은 2005년도 국비 지원이 있었으나 2007년도부터 전액 시비로 충당하는 가운데 경기도 내에 셋째아 출산 축하금을 지급하고 있는 지자체는 31개 시·군 중 17곳이다.

경기도내에서 군포시와 과천시를 비롯 화성시의 경우 둘째아 이상은 50만원, 셋째아 이상은 1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이천, 동두천, 화성시, 양평군도 셋째아 출산시 1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의왕, 구리시는 셋째아 이상에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안양시는 인구 밀도가 높다는 이유로 그동안 조례가 없는 상태에서 2006년까지 셋째아 출산시 1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했다가 100%를 인상해서 20만원으로 지급하는데 그치자 출산에 대한 동기 부여의 취지와 국가 시책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출산장려금이 만병통치약일까. 최근 급속하게 낮아지고 있는 출산율의 증가를 위해서는 출산장려금 등의 단기적 처방보다는 아이만 낳아 놓으면 육아걱정이 없도록 보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국가적인 정책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자치단체들은 '일단 낳고 보라'는 식으로 저다마 출산장려금을 인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이 낳고 나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부모들은 "일회성 출산장려금을 통해 아이를 낳도록 하는 것은 출산 장려 해결책이 아니다"고 꼬집으며 "출산 때만 반짝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셋째아 이상 가진 부모들이 급식비라도 보조 좀 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지적한다.

또 학부모들은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사교육비 문제예요. 엄마들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 애 하나 키우기도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산다. 때문에 돈을 벌어야겠다는 얘기도 많이 하지만 돈 덜드는 근본적인 교육정책 해결은 요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 안양시의 셋째아 이상 자녀 보육료 지원 안내문 ⓒ 최병렬



한편 안양시는 보육료 지원 요구가 높자 내년 1월 1일부터 셋째아 이상 자녀에 대한 보육료 지원에 나서 부모중 1명 이상과 보육아동이 안양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을 경우 1인당 매달 5만원씩을 만2세 ~ 만4세가 될 때까지 보육시설을 통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그동안 국·도비 지원사업을 통해 보육시설 아동별 지원금으로 저소득층 아동 및 만 5세아 무상보육료, 두 자녀 이상 보육료, 장애아보육료 등을 계층별로 연령별로 구분하여 지원하면서 2006년도의 경우 4569명에게 7억6340만원을 집행했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 이미경씨(31)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젊은 부부들이 왜 출산을 기피하고 있는지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담고 맞벌이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마음 놓고 경제적 부담없이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부터 곳곳에 마련했으며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정근(법무법인 시민) 변호사는 "출산율 저하의 주범은 ‘개인 삶의 질’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데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면서 "개인이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긴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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