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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 고구마 이야기

등록|2007.12.15 14:42 수정|2007.12.15 18:18

고구마 ⓒ 홍경석

그제는 퇴근길에 시장에 들렀다. 얼추 한 달 이상 쏠쏠하게 구워먹은 호박고구마가 마침내 소진된 때문이었다.

호박고구마를 한 달여 전 손에 들고 온 아내는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가 시골서 지은 농사의 귀결물이라며 퍽이나 좋아했댔다.

아무튼 그렇게 집에 들어온 호박고구마는 늦은 밤에도 출출한 우리 가족의 뱃속을 적잖이 달래주는 밤참의 해결사로 작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내는 호박고구마를 보리차하고만 먹지만 아들은 꿀 내지 설탕을 가미하여 먹는 걸 즐긴다. 하지만 나는 김치를 곁들여 먹길 선호하는데 물론 그 김치는 아내가 ‘가족사랑’까지를 듬뿍 덧붙여 만든 김치임은 물론이다.

충남도청을 기준으로 하여 보자면 대전역의 우측과 정면 앞에는 마주보는 시장이 둘 있는데 그게 바로 역전시장과 중앙시장이다. 이 둘의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이지, 또한 그야말로 없는 것 없이 두루 구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여간 그제는 역전시장에 들러 역전지구대 앞의 장터에서 호박고구마 한 박스를 1만 5천원 주고 샀다. 덩달아 감자도 반관을 샀는데 감자 또한 감자대로 맛이 특출하다.

작금 웰빙 신드롬도 부족하여 로하스적인 라이프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 까닭으로 한동안 유행했던 서양문화의 유입(流入) 잔재인 패스트푸드 류의 섭생보단 신토불이에서 기인한 우리 쌀밥과 김치 외에도 요즘 같은 겨울엔 호박고구마와 감자 등으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부쩍 증가한 즈음이다.

(호박)고구마는 지금과 같은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고구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양질의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회자되면서 이를 찾는 이들이 부쩍 증가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엔 어머니를 일찍 여읜 때문으로 할머니와 살았다. 가난하긴 했지만 할머니의 성정(性情)이 고우셨던 까닭으로 동네의 어르신들은 무언가를 할머니께 무시로 주시길 좋아하셨다.

그래서 고구마 또한 겨울이면 얼추 끊임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 같은 겨울이면 고구마는 안방에 들여놓은 화롯불에 구워먹기가 일쑤였다.

물론 당시엔 지금과 같은 설탕도 귀해서 당원(糖原)이란 걸 물에 녹여서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뇌리에서 강물로써 출렁인다.

서울서 공부하고 있는 딸이 겨울방학을 맞아 조만간 집에 올 것이다. 녀석 또한 군고구마를 퍽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그제 사온 호박고구마 중에서 가장 실(實)하고 큼직하며 맛있는 걸로만 골라두었다가 사랑하는 딸에게 먹일 요량이다.  
덧붙이는 글 농수산물 유통공사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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