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크리스마스 씰? 천만에요!
전자파 차단 등 기능성 씰부터 전제메일에도 부착
▲ 크리스마스씰을 내보이며 환하게 웃는 강미의씨 ⓒ 심현정
연말의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씰’이다. 크리스마스 씰 홍보에 누구보다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대한결핵협회 홍보전략팀 대리 강미의(38)씨를 만나봤다.
올해의 씰 도안은 네잎클로버에서 복주머니, 행운의 열쇠까지 대표적인 ‘행운’의 상징물로 꾸며졌다. 지난해에는 공모전을 통해 씰 도안을 정했지만, 이번 해에는 경성대학교 디지털미디어대학원 정한경 교수가 디자인했다.
이에 강씨는 “작년부터 크리스마스 씰 쇼핑몰도 열었다”며 “손쉽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씰 교통카드, 전자파 차단기 등 핸드폰 액세서리로도 쓸 수 있는 기능성 상품과 함께 씰 티셔츠, 모자, 머그잔 등 비교적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된다고 전한다.
강씨는 “올해의 씰 뿐만 아니라 지난해의 씰도 살 수 있어요”라고 덧붙인다. 씰 수집가들이 하루에 평균 4건씩 지난해의 씰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잔여량이 없는 년도의 씰은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며 “아쉽게도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강씨는 “이번에는 전자파 차단기 스티커를 새로 선보인다”며 “시대변화에 맞게 활용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씰 1장당 300원이며, 1시트당 3000원”이라며 “올해 모금 목표는 66억”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씰 도안에 대해 “검은 바탕은 크리스마스 이브와 연말 연시의 밤을, 각각의 상징물들은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는 불빛”이라고 설명했다. “1월부터 준비했어요”라고 운을 뗀 강씨는 “올해 씰 반응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한다.
1월부터 씰 도안을 준비하여 씰 자문회의 등을 거쳐 도안가에게 의뢰했다. 7~8월에 인쇄를 마치고 9월 중순에 배부하여 10월에 각 모금처에 모금 요청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씰은 11월 초에 시작하여 2월 말까지 모금운동을 벌인다.
강씨는 “편지나 연하장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씰 모금액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라인 씰 이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결핵협회는 조만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과 연계하여 무료로 ‘전자메일에 크리스마스 씰 붙여보내기’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강씨는 “씰은 결핵퇴치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익사업의 일종”이라 말했다.
1904년 덴마크 우체국 직원이었던 아이날 홀벤(Einar Hollboell)은 당시 많은 어린이들이 결핵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수수방관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기간 많은 우편물에 동전 한닢짜리 ‘씰’을 우편물에 붙여 보내도록 한다면 많은 결핵기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12월에 처음으로 씰 운동을 시작하여 75년째 ‘사랑과 나눔의 실천’이라는 구호아래 씰 판매를 해왔다. 씰 모금액은 결핵예방홍보물 제작, 결핵 환자 예방 사업, 결핵 치료사업 및 북한 결핵 예방 지원에 사용된다.
“씰 판매는 결핵퇴치기금 마련이 주의미”라는 그녀는 “씰 자체보다 본래 기능에 대해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씨는 “온 국민이 이 운동에 기꺼이 참여함으로써 결핵이라는 병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