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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난무하는 대선, 참회할 것을 제안합니다"

내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삭발단식참회를 결정하게 된 이유

등록|2007.12.16 18:23 수정|2007.12.16 18:23

일인시위 사진은 안성 시청 앞에서 2006년 5월 ~7월 세달 동안 '안성 신도시 개발 지역 주민의 잃어버린 생존권을 기억하라'는 내용으로 일인 삭발 단식시위를 하고 있는 그림이다. ⓒ 송상호



“거짓말 대통령 후보를 낸 동시대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이에 역사 앞에서 삭발단식참회 합니다. 국민 송상호”
 위의 참회 문구대로 내가 일인참회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모 정당 특정 후보의 거짓말과 비리를 고발하거나 규탄하고자 함도 아니다. 또한 진실을 밝혀 후보를 사퇴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거짓말 대통령 후보가 아닌 후보를 선택하여 거짓말 하는 대통령 후보를 심판하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위의 문구대로 진심으로 참회하고자 함이다.

거짓말 대통령 후보라고 말하는 것은 특정 후보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모 후보가 거짓말 했다며 고발하는 후보들이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그들의 주장대로 모 후보가 거짓말을 한 것임에 분명하다. 어쨌거나 우리 시대에서 거짓말 대통령 후보가 탄생한 것은 분명하다.

작금의 현실을 보면 사람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따라서 이리 몰려다니고 저리 몰려다닌다. 이미 진실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지지와 심판만 있지 진실은 없는 게다.

유럽 선진국이나 미국 등은 우리나라가 지금 하고 있는 소위 민주정치를 오랫동안 해서 정착되어온 나라로서 도덕적으로 조금이라도 흠이 있으면 감히 정치인 명함 조차 못 내미는 그런 나라들이 된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닉슨 미국 대통령이 거짓말 한 번에 대통령직에서도 물러나게 된 것을 보면 미국 국민들이 도덕성을 얼마나 따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 아무리 미국을 욕해도 이런 풍토들이 미국의 힘인 것이다. 잊을 만하면 총기사건이 발생하고 인종차별이 어느 나라보다도 깊게 뿌리박힌 나라일지라도 최소한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나라이기에 그 나라가 앞서 가는 게 분명하다.

그러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민주 정치를 몇 백 년 전부터 일치감치 경험한 서양 문명사회는 사회의 존폐가 신뢰와 정직이라고 하는 도덕성이라는 데 국민 모두가 이견이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경제, 교육, 정치 등등 사회 전반의 적은 다름 아닌 ‘부패’임을 절감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회 전체가 그런 부분에 동의를 하고 합의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성숙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이쯤하고 나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이렇다. 지금 모 특정 후보가 거짓말하고 비리를 저질렀다고 하면서 심판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만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낙선 되면 다 될 거처럼 주장하고 투쟁하고 있다. 정말 그러면 다 될까. 아니다.

모 정당의 특정후보이든 아니면 다른 정당들의 다른 후보이든 그 현상은 우리 시대의 도덕적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내놓은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니까 한 사람을 무너뜨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거짓말 대통령 후보(어느 쪽이든)가 버젓이 대선 경기에 뛰어 들어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도덕 불감증이 문제인 것이라고 본다.

이에 누구의 책임이냐고 묻기 전에 진심으로 나의 책임임을 통감하고 참회의 삭발단식을 하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살고 그렇게 추구했기에 이 사회가 이 모양이 된 것이라는 뼈아픈 참회를 하는 것이다. 거짓말 대통령 후보들이 난립하는 (어느 쪽이 거짓인가를 심증으로는 알겠지만, 아니라고 하니 그냥 이렇게 표현한다), 그래서 그런 후보를 낸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누구도 아닌 나의 책임임을 통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감히 국민들에게 제안한다. 나의 이 생각에 동참하고 동의하는 국민들이라면 남을 보고 특정 후보를 볼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며, 남은 대선 전 며칠이라도 이런 참회하는 심정으로 보낼 것을 제의한다.

남은 며칠이라도 진심으로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사람만이 역사 앞에서 떳떳하게 투표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심판하기에 앞서서 말이다.  

나는 이 모든 진실들을 통감하며 참회하는 맘으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2007년 12월 17일 정오부터 19일(대통령 선거 마치는 날 저녁 6시까지)까지 계속해서 일인으로 삭발단식참회를 하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더아모(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임)의 집은 경기 안성 금광면 장죽리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홈페이지는 http://cafe.daum.net/duamo 이며, 본인은 이곳의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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