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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좋은 방송 <뉴스 후>, <하얀거탑> 외 2편 선정

[민언련 방송모니터위] 올해의 좋은, 나쁜 방송 선정 발표

등록|2007.12.18 15:33 수정|2007.12.18 15:52

▲ 민언련 방송모니터 위원회 선정 2007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이범수) 방송모니터위원회는 17일 MBC <뉴스 후> <하얀거탑>, KBS <드라마시티>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이중장부 살인사건, EBS <스페이스 공감> 등 5편의 프로그램을 ‘2007년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했다.
또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2007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방송 3사의 아침 주부대상 교양프로그램(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MBC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 ‘사생활 드러내기 편’, <문희>,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몰래카메라’를 선정했다.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순수시청자로 구성된 회원들이 1년 동안의 모니터 결과를 통해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시사, 교양, 드라마, 예능의 4가지 주제로 나눠 각 분야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좋은 방송’으로 선정된 프로그램에 대한 시상식은 12월 21일(금) 저녁 7시 서대문에 소재한 민언련 사무실 앞 한백교회에서 ‘민언련 창립 23주년 기념식’과 ‘민주시민언론상 시상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지난 99년부터 매해 한 해 동안의 방송모니터 활동을 정리하면서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을 선정해온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2007년 올해의 좋은 방송·나쁜 방송’에 선정된 프로그램의 선정사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사프로그램 부문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된 MBC <뉴스 후>는 올 한 해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역을 끈질기게 추적해 치밀하게 보도했다. 또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담아내면서, 거대화된 권력에는 용기 있게 맞서 시사프로그램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BS <스페이스 공감>은 “음악 공연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살렸으며, 뮤지션과 관객의 눈높이를 잘 맞췄다”는 이유로 교양부문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됐다.

사회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 치밀하게 풀어낸 MBC <하얀거탑>

드라마 부문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선정된 MBC <하얀거탑>은 일본 원작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했으며, 긴박감 있고 흥미진진하면서도 등장인물의 감정을 세심하게 연출하여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인 올해 최고의 ‘웰-메이드 드라마’란 평가를 받았다.

KBS <드라마시티>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는 순수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한 가족을 통해 ‘타락한’ 80년대의 갖가지 차별과 사회구조적 모순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중장부 살인사건’은 정계-재계-언론 및 이를 비호하는 회계사와 이에 대항하려 한 주인공이 이중장부를 둘러싸고 벌인 갈등을 긴장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드러낸 수작이란 평을 받았다.

MBC <문희> 시대착오적인 모성관, 시청자의 호응 못 얻어

반면 드라마 부분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된 MBC의 <문희>는 개연성 없는 뻔한 스토리라인과 캐릭터로 드라마의 발전을 한걸음 후퇴시켰다는 평가다.

<문희>는 재벌가의 사생아인 주인공이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를 대신해 복수의 칼을 갈며 최고 경영자 자리를 노리다 돌연 자신이 18살에 낳은 아들에 대한 모성애로 갈등을 겪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드라마는 문희의 아이를 친아들처럼 키워 준 양모가 뇌종양으로 죽으면서 자신의 남편과 결혼해 자기 아이들의 엄마가 돼달라고 유언을 하는가 하면, 문희는 결국 아들의 엄마가 되기 위해 연인과의 결혼도 포기하는 등 방송 내내 이어진 극단적이고 비상식적인 갈등이 이어졌다.

특히, 자신의 삶을 모두 포기하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시대착오적적이며 엽기적인 ‘모성관’과 5대 독자에 대한 시어머니의 광적인 집착은 구시대적인 여성상을 드러낸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결국 드라마 <문희>는 처음 계획되었던 방영기간보다 앞당겨 종영되었다. 이 시대에 공감을 얻을 수 없는 ‘핏줄’을 둘러싼 진부한 갈등구조와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는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혹평했다.

억지설정, 조작의혹 등 사라진 몰래카메라 다시는 ‘돌아오지’ 말길

한편 ‘올해의 나쁜 방송’ 예능 분야에 선정된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이하 <몰래카메라>)는 연예인들의 사생활 침해가 선정사유로 꼽혔다.

또한 출연자의 상당수가 음반 출시 및 영화 개봉 등의 시기에 출연함으로써 홍보성을 띠었으며, 단순히 연예인을 속이겠다는 목적 하나로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러운 상황을 연출해 ‘조작방송’이라는 의혹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벌써 3번째 ‘올해의 나쁜 방송’, ‘여유만만’, ‘기분좋은 날’, ‘좋은아침’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지난 2004년, 2005년에 이어 2007년에도 방송 3사의 아침 주부대상 교양프로그램(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 SBS<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와 MBC<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의 ‘연예인 사생활 드러내기’ 편을 다시 한번 ‘2007년 교양부문 나쁜 방송’으로 선정했다.

위 방송들은 시청자가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정보’라는 이름으로 방송하여 전파를 낭비하며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예인 사생활 파헤치기는 심각한 인권침해를 낳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언련은 그나마 방송 초반에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MBC의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까지도 시청률에 급급해 이런 ‘연예인 사생활 드러내기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나쁜 방송’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3번이나 거머쥔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들이 2008년에는 부디 자기 정체성을 찾아 시청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교양정보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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