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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보험회사의 '횡포'에 맞서려면?

[서평] 김미숙의 <보험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등록|2007.12.18 15:36 수정|2007.12.18 15:36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기 위해 즐겨 쓰는 무기는?

‘고지의무 위반’, ‘자필서명 미이행’, ‘타 보험사의 가입사실 은닉’으로만 걸어도 90% 이상의 가입자가 걸러진다. 그리고 이 함정에서 빠져나왔다고 해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확정진단이 아니다’, ‘질병분류코드가 맞지 않는다’, ‘입원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에서 대부분 지급거부나 삭감을 당한다.

▲ 겉그림 ⓒ 웅진윙스

2006년 1인당 196만원(우체국, 새마을 금고 상품 등 제외)의 보험료를 낸 우리나라 보험시장의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해부한 책이 11월말에 나왔다.

<보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의 저자인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회장은 보험회사들에 맞서 6년째 싸워왔다. 달걀로 바위치기 보다 더 무모한 짓(?)을 혈혈단신으로 해온 것이다. 피해자들의 억울한 하소연은 넘쳐나지만 해결에는 너무나 긴 고통과 높은 장벽이 처져있다.

불리하다 싶으면 소송으로 들어가는 보험사에게 가입자 개인은 당해낼 도리가 없다. 스스로 지쳐 포기하거나 보험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끔은 그 무시무시한 벽을 넘을 때도 있다.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변액보험료의 허와 실’을 방송한 이후 보험소비자협회에 접수된 민원은 2천건이나 되었다. 이 중 730여건, 54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저자는 보험사의 로비력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고발한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법을 개정하도록 하고, 재정경제부를 포함한 행정부와 금융감독원 등과 견고한 커넥션을 유지하며 이를 관철시킨다. 보험사기라고 대서특필되어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언론보도 또한 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에는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숨기는 모든 진실을 담았으며, 단계별로 가입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조언하려 애썼다. 저자는 민영보험 계약이 ‘악마와의 동행’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이것을 인식하고 똑똑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달성되는 것이다.

김미숙 회장은 보험업계 출신으로 보험사와 보험상품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그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시사기획 쌈> <뉴스 후> <불만제로> <취재파일4321> <추적60분> 등 MBC, KBS, SBS는 물론 <한겨레신문> 등에서 각종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보험사의 횡포와 거짓을 고발해 왔다.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알기 쉽고 명쾌하게 풀어 놓은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덧 270여 쪽이 훌쩍 넘어가 버린다. 하지만 독자는 어느새 보험사의 숨김과 거짓을 적나라하게 꿰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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