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한국인은 '도덕'보다는 '능력'을 선택했다

17대 대선을 바라보는 주요 외신들의 반응

등록|2007.12.20 16:12 수정|2007.12.20 16:12

▲ BBC는 인터넷판을 통해서 이번 한국의 17대 대선을 'South Korea's 'dirty' election'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 BBC

19일 이명박 후보가 제 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주요 외신들도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들은 지난 10년간 진보성향의 정치세력이 끝이 나고 새로운 보수진영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며,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CNN은 이날 인터넷 판을 통해서 무조건적인 대북 퍼주기를 경계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보수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전망에 대해 AP통신의 보도를 인용하여 중점 보도했다. 아울러 이명박 당선자가 가진 도덕성 자질에 대한 우려의 눈빛도 현재 특검에 상정되어 있는 주가조작 의혹과 과거 부동산 투기에 대한 사건을 빌려 지적했다.

AP통신은 ‘불도저’라 불리는 전 현대 CEO가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고 말하며,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 내년 취임식 이전 특검법이 마무리되기 바라는 당선자의 현 상황을 전했다.

또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당선자는 역사상 최초의 고소상태의 대통령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 BBC는 이번 대선에서 일어났던 여러 특이점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내놓아서 주목을 끌었다.

BBC의 경우 ‘한국의 더러운 선거(South Korea's 'dirty' election)'란 제목으로 이날 17대 대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BBC는 매년 3~5%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국가가, 오직 능력만을 내세우고 도덕성을 포기한 후보를 당선시켰다며 한국의 이번 대선이 경제 한 분야에만 치중되어 있었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번 대선의 역대 최저 투표율과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노무현 정권 실패에 대한 대선 분위기를 지적하며, BBK 스캔들에 연루되었고 현재 특검을 앞두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배경을 분석했다.

이들 언론은 대체로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 외의 것은 기꺼이 무시할 수 있는 이번 대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통령의 능력과 도덕성은 별개라는 한국인의 인식을 비판했다.

반대로 한국의 언론들은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되는 시점에 발맞추어 일제히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찬양 형태의 방송을 내보내 대조를 이루었다.

방송 3사는 17대 대선 특별 프로그램에서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앞 다투어 ‘샐러리맨의 신화’, '이명박, 그는 누구인가?'라는 이름으로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SBS의 경우, 특별히 당선자에 대한 특설무대를 마련하고 “이러한 BBK 변수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과반의 지지로 당선시켜준 당선자에 대해서 과연 특별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이 옳겠느냐, 또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정치적 판단을 청와대와 범여권이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을 수 있다” 면서, 이명박 당선자 특검에 대한 사안을 덮고 가려는 인상을 내비춰 언론의 기본 역할마저 무색케 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