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화순군의회 존재 의미를 잃고 있다"

화순군 2008년 본예산, 본회의장에서 의원찬반토론과 표결통해 처리

등록|2007.12.20 18:15 수정|2007.12.20 18:15

▲ 문행주 화순군의회 의원이 2008년도 예산안처리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박미경


화순군 2008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 처리를 놓고 심사과정상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찬반토론과 표결을 통해 본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문행주 의원(산업건설위원회, 무소속)은 20일 열린 제150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2008년도 본예산 심사과정의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문 의원은 “2008년도 본예산안의 경우 처음으로 본예산이 3천억원을 넘는 큰 규모지만 고작 0.5%정도만 삭감되고 전액 집행부의 안대로 의결됐다”며 “정상적인 예산심의가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본예산에는 아직 군민들의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았고 사업의 타당성도 검증되지 않은 모후산테마파크조성사업(이하 모후프로젝트)관련 예산이 편성됐다”며 심도 있는 예산심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어 “모후산 관련 예산을 의회가 수차에 걸쳐 삭감했을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프로젝트 중간보고회에서도 제기됐던 ‘사업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고 보고서에 언급한 사업완료후 예상되는 효과도 믿을 수가 없다는 등’의 의견들이 예산심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총무위원회에서 이중예산집행이라는 지적을 받은 화순군지편찬위원회 상임위원 인건비도 집행부안대로 통과됐다”며 “이번 예산안 심사결과는 같은 당적을 가진 군수와 군의원들간의 정치적인 불륜적 관계가 빚어낸 결과”라고 개탄했다.

▲ 2008년도 예산안 처리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문행주 의원. ⓒ 박미경


문행주 의원은 “의회 내에서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고 힘에 의한 밀어붙이기가 계속된다면 화순군의회는 더 이상 군민들의 존중을 받을 수가 없고 군민들의 의견도 무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2008년도 본예산안에 대한 재심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오방록 예결위원장은 “이번 회기동안 각 상임위원회나 예결특위는 심도 있는 예산심의를 했고 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했다”며 “개인적으로 서운한 점이 있더라도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의원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눴고 소수의견도 예결특위에서 충분히 논의했다”는 말로 문행주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는 뜻을 비쳤다.

질의를 마친 후 문행주 의원은 “2008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며 본예산 처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찬반토론을 요구했고 오방록 의원과 박광재, 강순팔 의원 등이 찬성의견을 내놨다.

문행주 의원은 반대의견을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인데 이번 본예산심사결과로 볼 때 의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고 있다”며 “집행부가 모후산을 대단한 명소인양 포장해 관심을 끌고 사업을 부풀리면서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회가 (반대해봤자 집행부가 편법을 이용해 결국 사업을 시작한)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사업같이 될 것이다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예산을 처리했다”며 “의회가 집행부의 시녀로 전락해 집행부의 친위부대가 될 것인가,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할 것인가를 두고 모두들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 2008년도 예산안 처리를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화순군의회 의원들. ⓒ 박미경


이에 대해 강순팔 의원은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충분한 토의가 이뤄졌다”며 “문 의원의 ‘다수 힘’이나 ‘정치적인 힘’ 등의 표현에 유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박광재 의원은 “현재 다수(군의원 10명 중 7명)가 민주당 소속이지만 다수의 힘으로 의회를 운영하지는 않았다”며 ‘민주당적을 가진 다수’라는 표현을 쓴 문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으로 찬성의견을 대신했다.

오방록 의원은 동복댐 조성 이후의 댐주변지역의 변화를 언급하며 모후프로젝트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놓쳐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문행주 의원은 “자신은 모후프로젝트의 실효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진 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며 차후 모후프로젝트 성패에 대한 도의적 정치적인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하기에 예산통과여부를 표결로 결정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기립 방식으로 진행된 표결투표에는 병원에 입원중인 정형찬 의원을 제외한 9명의 의원 중 문행주 의원만 반대하면서 2008년도 본예산안은 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편 5대 화순군의회는 10명의 군의원들 중 김실 의장을 비롯해 주승현 부의장, 조유송 총무위원장, 박광재 운영위원장, 강순팔 산업건설위원장 등 의장단 전원과 임지락, 오방록 의원 등 7명이 민주당소속  의원들이다. 또 당초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던 전완준 군수도 지난 7월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의장단들과 당적을 같이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