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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비노의 싸움은 시작되는가?

[주장] 참 민망하고 보기싫은 장면을 또 자주 보게될까 두렵다

등록|2007.12.21 19:16 수정|2007.12.21 19:16
대통합민주신당은 또 다시 편 갈라서 싸울 모양이다. 그 지긋지긋한 친노와 비노의 싸움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 있다. 보도에 의하면 비노로 분류되는 국회의원들이 '대선패배는 대통령 탓이니 친노세력은 당을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동영계는 그런 주장을 꽤 진지하게 펴고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 친노세력이 나가서 따로 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의원도 있다고 한다.

불쌍한 친노세력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치인들은 대부분 친노그룹의 합류를 원하지 않았다. 친노세력은 배제하고 민주당과 시민사회 세력을 포함하여 신당을 만들고 싶어 했었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존립시킬 수가 없었다. 차후 대선이나 총선 등에서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지지세력은 모두 자신들이 가져가고 친노그룹의 정치인은 모두 배제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다.

그런데 눈치없는 이해찬이 합류를 선언하고 친노세력과 잔류 열린우리당 세력을 모두 데리고 들어간 것이다. 배제시키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남아 경쟁을 피할 수 없어서 울며겨자먹기로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 눈치없는 사람들이라며 원망받을 일을 한 것이다. 게다가 가장 눈엣가시 같은 유시민 등 구 개혁당 그룹까지 따라왔으니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함께 경선을 치렀다. 특히 친노그룹은 단일화을 통해서 일말의 가능성을 기대했다. 물론 그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5년을 준비한 정동영에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참여한 그들이 이길 수는 없었다. 기대한 그들이 바보가 아닌지 모르겠다. 결국 정동영의 후보자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지지세력에게 내키지 않는 선택을 강요하며 대선을 도왔다.

그리고 이제는 거추장스럽다며 내쫓고 싶은 대상이 되었다.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그러한 결과를 우리같은 사람들도 다 예상하는데 이렇게 될 줄을 몰랐다는 말인가? 적극적으로 도왔거나 소극적으로 도왔거나 도와주고 이제는 쫓겨날 처지가 되었다. 불쌍하고 딱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지지자들도 신당합류에 반발하여 상당수가 이미 떠난 마당에 집도 절도 잃어버릴 처지가 된 것이다.

이제 비노세력에게 불쌍한 표정으로 봐달라고 사정이나 해야할 처지가 되고 있다. 처음에 이해찬이 낙오없는 대통합을 주장할 때 뭔가 준비가 되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경선과정을 보니 전혀 그렇지 못했다. 뒤늦은 출마선언과 준비없는 경선은 망신당하기 알맞은 것이었다. 대통령을 돕겠다는 참여정부평가포럼과 유시민의 시민광장 정도가 조직의 전부였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이제 그들의 앞길은 참 막막할 것이다. 왜 뻔히 예상되는 길을 가서 그렇게 희생당하고 이제는 내쫓길 처지에 몰렸을까? 답답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비노세력의 실체

비노 세력의 근원은 지난 2002년 민주당의 국민경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 바로 정동영과 김근태이다. 경선에서 경쟁자이기도 했던 그들이다. 또 하나의 세력은 후보를 흔들어서 교체하고 싶어하던 후단협이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고졸에 비주류인 노무현을 중심으로 뭉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정몽준을 끌어들여 노무현을 낙마시키려 했다.

정동영은 경선지킴이 역할을 자임하며 완주하였고, 경선 후에는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였다. 물론 5년후 자신이 대선에 나갈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정동영은 일등공신이 되었다. 국민적 지지도 상당히 확보하였음은 물론이다. 결국 그렇게 정동영은 2007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주당의 구주류가 여전히 당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동영, 천정배, 신기남은 당개혁의 한계를 절감하며 분당을 감행하였다. 그것이 헤게모니 싸움의 성격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나름 정당개혁과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명분이 있었다. 그리고 탄핵의 역풍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분당 이전부터 정치역학 관계상 대통령이 지배력을 행사할 처지가 아니었다. 수많은 반노와 비노세력이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권의 장악은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도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희생의 덕으로 152석을 얻었지만 대통령의 공천을 받은 자들이 아니다. 대부분 정동영과 김근태계로 나뉜 이유가 그 것이다.

지금 친노세력으로 분류되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각 계파로 나뉘어져 모래알처럼 따로 놀 수밖에 없었다. 김근태계, 정동영계, 유시민계, 기타 친노계로 나뉘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로 계산하는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야당보다 앞장서서 청와대를 비판하기에 급급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눈에는 참 안되먹은 집안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약간 낮아지면 차별화에 열중하다가 좀 회복되면 친한 척하기를 반복한 그들이 국정수행에 도움이 될 리가 있었겠는가? 그들에게 대통령은 아무것도 아닌 그냥 정적이었을 뿐이다. 그들의 청와대 비판은 야당보다 더욱 심하게 들릴 때가 자주 있었다. 결국 여당의원들에게도 비판받는 대통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점점 지지율은 더 낮아졌다. 공멸의 길을 제촉한 것이다.

그들은 공천권도 없고, 선거자금도 지원해주지 않으며, 권력기관도 장악하지 못한 대통령에게 협력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오로지 공천권을 가진 계파의 보스들에게 충성하면 다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대통령을 짓밟은 세력들이 모두 지금의 비노세력들이다.

노무현은 걸림돌인가?

지금 비노세력은 대통령의 낮은 인기가 대선에서 걸림돌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선의 결과는 그렇게 해석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26.1%의 득표율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조차 지지를 받지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히려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지지세력의 외면을 자초한 결과일 뿐이다.

과연 그들의 생각대로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좀 더 치열했더라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더더욱 처참한 참패를 당했을 것이다. 대통령을 극도로 싫어하는 국민들은 여당 출신의 후보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할 뿐이다. 어차피 대통령이 뭔가를 잘못해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형성한 선거였다. 그나마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조차 지지하지 못하게 만든다.

정권교체라는 주장에 동의한 사람들이 많았으니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신들의 잘못조차 대통령에게 뒤집어 씌우고 면죄부를 받으려는 속셈은 매우 저열한 짓이다. 우리국민의 정서에도 반하는 일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강렬하게 비판한다. 그러나 여권에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차별화를 시도하면 그것을 배신행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러한 국민의 성향이 옳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현실정치는 그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난 대선을 살펴보자. 당시 국민의 정부는 온통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차별화를 한번도 시도한 일이 없다. 오히려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그 것이 국민의 정서에 오히려 와닿는 행보인 것이다. 당시 홍삼트리오의 비리가 줄줄이 터지고, 국정수행 지지도는 10%에 턱걸이를 했지만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겠다고 하였다. 주장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진심으로 차별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아주 좋다고 주장할 수준은 아니지만 당시 국민의 정부 지지율과 비교하면 무려 서너 배에 달했다. 그런데 차별화와 승계론을 우왕좌왕하면서 겨우 얻은 득표는 26.1%이다. 지난 대선에서 차별화없이 48.9%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것과 비교를 해보면 기가 막힌다. 이 것은 누가 보더라도 후보의 자질부족이다. 또 오락가락 진실성이 없는 행보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역사적 사명처럼 주장하던 열린우리당의 창당, 그리고 창당정신을 내다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얻기위해 당을 깨 버렸다. 당원이 주인되는 상향식 정당, 지역구도를 극복하는 전국정당, 당비로 운영하는 깨끗한 정치, 이러한 것을 주장할 때와 그것을 반드시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때를 국민은 모두 목도하였다. 누가 신뢰하겠는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후보와 그 측근인사들이 가장 많이 져야할 일이다.

사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도 그렇다. 야당의 비판과 보수언론의 비판에 여당이 나서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할 것이 아닌가? 진정으로 잘못한 것은 인정하더라도 잘못 알려져서 국민이 오해를 하는 사안은 적극 설명하고 나서야 할 것이 아닌가? 반대로 여당이 앞장서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비판은 더 위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특히 독선적 국정운영이라며 넌더리를 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를 여당의원들의 청와대 비판에서 찾았던 사실을 유의할 일이다.

자신들의 후보는 매우 훌륭했는 데 대통령이 너무 국정을 잘못 수행해서 대선을 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당신들의 얼굴을 거울에 한번 비춰 보시라. 그 탐욕과 더러운 협잡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가? 대통합 민주신당에 들어간 친노세력을 반성할 일이다. 당신들의 대책없는 어리석음이 지금 퇴임을 앞둔 대통령에게 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대책없는 인사들이 모여서 대책없이 분열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싫다.
덧붙이는 글 노사모에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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