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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제공자 다시 집권, 부조리" "이대로 총선, 초슈퍼울트라당 탄생"

[오마이TV] 하승창의 '쇼!1219'... 정치부기자들이 본 '20007 대선'

등록|2007.12.23 17:06 수정|2007.12.23 17:06
2007년 17대 대선이 끝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오마이TV]에서는 대선을 취재했던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2007 대선'에 대한 평가와 분석,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그동안 '쇼!1219'를 진행했던 하승창(함께하는 시민행동 집행위원장)씨가 사회를 맡았고, 김당 정치부장, 황방열(대통합민주신당), 손병관(한나라당), 김지은(이회창 전 총재 담당) 기자가 참석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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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창의 '오마이TV 쇼!1219' - 정치부 기자 방담 ⓒ 이종호


하승창 "이번 대선을 두고 '재미없는 대선이다, 역대 최악의 대선이다'… 말도 많았다. 우선 대선 취재를 마친 기자들의 소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김당 "이번 대선을 결정지은 핵심적은 변수 두 가지는 정권교체론과 경제결정론이다. 두 가지 변수 모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고,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다. 미래 지도자를 뽑는 미래형 투표보다 과거 회귀형 투표를 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넘어갈 때처럼,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컸다.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론이 힘을 받았다. 경제결정론의 경우 (이명박 후보는) 기업 CEO 출신이라는 것을 무기로 경제만은 살리겠다는 캠페인을 선점했고, 그 효과가 끝까지 갔다."

황방열 "대통합민주신당(이하 통합신당)의 경우, 충격이 큰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530만표 차이나는 유례없는 패배를 당했는데도 담담해한다. 패배가 이미 만성화 돼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도 예상을 하고 있었고, 오히려 어느 정도 차이(로 지느)냐가 관심사였다."

손병관 "대선이 국민들의 선택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2007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제일 바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가 드러났다고 본다. 92년 대선과 많이 비교하는데, 당시 보수 성향 후보가 57%였는데, 이번에는 63%였다. 사회의 보수색이 굉장히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하승창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제일 큰 이유라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 평가다. 이명박 당선자가 당선 소감을 얘기하면서 목이 메었다고 하던데, 어떤가?"

손병관 "10년만에 정권탈환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으로서 감개무량했겠지만, 현장에서 봤을 때 목이 메었다기 보다 담담해 보였다. 오히려 청계천에서 말할 때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하더라. 교회에서 간증을 열심히 한 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웃음).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유권자들이 잘 알면서도 모르는 부분이 많다. 막연하게 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선거결과로 나타났다. 이 당선자가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며 내놓은 공약에 대해서는 관망해 봐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회생 공약' 관먕해 봐야

하승창 "이명박 당선자 자신의 능력이나 한나라당의 전략이 적중한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당선까지 되지 않았겠나?"

손병관 "이 당선자는 메시지가 일관되고,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제시했던 전략이 성공했다. 97년 당에서 뛰쳐나간 이인제 후보 때문에 지지층 분산을 막지 못했고, 2002년에도 중도성향의 정몽준 후보를 끌어안지 못했다. 이번에는 박근혜 후보와 이 당선자가 치열하게 경선을 치렀고,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슬기롭게 봉합을 하면서 응집력 있는 결과를 냈다. 반면 상대진영은 그동안 해왔던 국민경선, 단일화, 네거티브 등의 효과가 예전보다 떨어졌다."

김당 "메시지 전달에서 이 당선자가 확실히 앞섰다. 여당은 보수층에 비해 지지기반은 약하지만 '선거를 잘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이었다. 실제 이명박 당선자측은 정치에서 흔히 말하는 '낙인찍기'에 성공했다. '저쪽은 말만 잘하는 정치꾼이지만 나는 실천하는 CEO 출신'이라는 이 당선자의 메시지가 상당히 먹혀들었다. 청계천이나 중앙차로 같은 실적이 있었기 때문에 대중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정동영 후보의 '개성동영'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성을 가야 하는데, 가서 확인한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되겠나. 김정일 위원장 면담 등 정동영 후보가 내세운 업적은 북한 변수의 만성화로 인해 일반 국민에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이명박 당선자가 마지막날 유세에서 '정동영 후보를 보면 5년전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난다'고 얘기했다. '정동영을 뽑으면 똑같은 노무현을 겪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결국 유권자의 투표 행위를 과거회귀로 이끄는 놀라운 선거전략을 써서 승리했다."

황방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이 미국, 소련 정상들과 회담이 끝난 뒤 '다음에 보자'며 귀국했다가 총선에서 떨어져 못 돌아왔다. 전쟁이 끝난 상황에서 처칠이 영국 국민에게 어필하지 못한 것이다. 정동영 후보는 남북관계를 강조했는데, 남북관계가 진척된 상황에서 먹히지 않았다. '가족행복시대'라는 말은 좋지만, 어느 후보도 쓸 수 있는 구호다. 선거는 구도를 나누고 자기 편을 모아내는 게 중심인데, 자기 지지자를 모아내는 바구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과적인 얘기가 아니라 많이 지적됐던 내용인데, 계속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큰 표차로 졌다."

하승창 "한나라당측에서 통합신당의 패인을 두고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가져갔기 때문'이라고 하더라."

황방열 "'초치기'의 패배다. 10월 15일 정동영 후보가 확정되기 전까지 통합신당은 대선 준비를 못했다. 열린우리당이 깨지면서 계속 갈등이 있었고, 외부사람 들어오고, 경선 과정에서도 정 후보가 버스떼기 등의 비판을 많이 받았다. 또한 정동영 후보가 노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서 완전히 실패했다. '노무현 심판론' 중심으로 가면서 노 대통령을 안고 가든지, 확실하게 차별화를 하든지 했어야 하는데, '같기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애매했다. 아군을 모아내는 데 실패했고, 큰 틀을 만드는데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김당 "2002년 당시 5월에 노무현 후보를 만들었고, 한나라당은 6월에 이회창 후보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한나라당에서는 8월에 후보 경선을 했는데, 통합신당은 두 달 늦은 10월에 했다. 이름은 대통합이었지만 통합도 못했다. 어느 나라를 봐도 여당이 신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나오지 않는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여도 야도 아닌 이상한 당으로 비쳤다. 통합하면서 당명도 여러 번 바뀌었다. 국민은 불안한 정당보다 차라리 불안한 후보가 낫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하승창 "한나라당 당권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의 거취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후보경선 당시 이재오 의원과 갈등을 빚었는데, 이 의원이 다시 당권을 잡으려고 할까?"

손병관 "당권의 향방은 내년 7월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그 전에 총선을 치르게 되는데 총선의 결과와 연동될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라는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 때문에 당내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제 하에서 이명박 당선자의 의중을 실천할 수 있는 이재오 의원 등이 공천에서 영향력을 많이 행사할 것이다."

한나라당 당권의 향방은 내년 전당대회에서 결정될 듯

하승창 "박희태 의원의 경우 '당권대권 분리'는 통합신당 얘기지, 한나라당에 맞지 않는다고 얘기했고, 내년 총선 공천은 당선자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경계 아닌가?"

손병관 "노무현 정권의 후과다. 노 대통령이 당권대권 분리를 시도 했는데, 실제 그것이 당정대립으로 갔다. 이런 부분이 우리나라 정치와 안 맞는다고 보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당 "이번 총선이 앞으로 5년간 국정운영을 가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당선자가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 이후 다음 총선이 임기 내에 또 있기 때문에 자신의 맞춤형 공천은 그 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명박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척을 지면서 무리하게 공천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승창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 기간 동안에 삼고초려한 이회창 후보를 문전박대 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지은 "후보 경선 때 상황이 지금과 반대였다. 그 때는 오히려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도움을 절실히 바랬다. 경선 초 박 전 대표측 의원과 위원장급 인사들이 여러 번 이 전 총재를 찾아가 도움을 호소했지만, 거절당했다. 게다가 이 전 총재는 '이렇게 지독한 경선은 처음'이라고 말해, BBK 의혹을 제기하고 있던 박 전 대표측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 당시 박 전 대표가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를 했기 때문에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 버렸고,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 한 것으로 보인다."

하승창 "오늘 이회창 전 총재가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하던데 무슨 얘기가 나왔나."

김지은 "내년 총선을 목표로 신당을 창당하지만, 자신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의미있는 의석을 확보해 원내 진출을 목표를 하는 것 같다."

하승창 "통합신당 내부에서는 이번 대선 패배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나?"

황방열 "이구동성으로 참여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에 졌다고 한다. 정대철 위원장은 "정동영에 대한 선거 아니고 노무현에 대한 선거였다"고 했고, 민병두 전략본부장은 "도저히 '노무현 심판' 프레임을 어떻게 할 수 없더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140석 넘는 의석을 가진 원내 1당에서 노 대통령에게만 집중시켜서 비판을 한다면 '책임회피, 마녀사냥'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만 갈 경우 과연 제대로 된 진단과 대안이 나올 수 있겠는가. '노무현 심판론'이 크고 그렇게 비판하는 게 쉽겠지만 가장 큰 패인을 보면 한국 사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

하승창 "통합신당이 대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임시당이라는 지적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깨지는 것 아닌가."

황방열 "깨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김당 "통합신당은 아마 리모델링 수준으로 가지 않겠나. 그 과정에서 인적인 청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될 경우 갈라질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류는 그대로 유지가 되지 않겠나."

하승창 "리모델링 수준으로 간다면 총선 역시 힘들지 않겠나."

손병관 "이번 대선에서 후보별 득표율을 총선 지역구별로 계산해봤다. 이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참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299석 중에서 한나라당의 경우 지역에서 190석에서 200석을 휩쓸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비례대표 30석 정도를 포함해 230석까지 얻을 수 있다. 통합신당은 호남지역을 빼고 전멸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지역구 30석, 비례대표 16석, 모두 50석 정도가 된다. 이회창 후보가 이끌고 있는 새로운 보수 신당의 경우 이번 대선에서 15% 득표했기 때문에 비례대표에서 10석, 충남에서 선전했기 때문에 지역구까지 합해서 모두 15석 정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오마이뉴스 쇼!1219'를 진행하는 하승창 함께하는시민행동 정책위의장(자료사진). ⓒ 권우성


한나라당 299석 중 200석을 휩쓸 가능성 높아

하승창 "민주노동당은 계산 안했나."

손병관 "계산은 했는데, 얘기하지는 않겠다. (웃음) 지금의 국면대로 간다면, 한나라당은 90년에 3당 합당이라는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개헌선을 훌쩍 넘겼는데, 그것을 훨씬 넘기는 초슈퍼울트라 정당이 될 것이다. 무소속의 선전 등을 감안하면 달라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하승창 "대선 득표율이 그대로 총선 득표율로 가지는 않지 않나. 지자체와 지방의회를 거의 한나라당이 장악하면서 전횡을 하고 있는데, 중앙정부까지 이렇게 되면 심각한 위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견제심리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는 안되지 않겠나."

김당 "탄핵 이후에 한나라당의 선거 캠페인은 '살려달라'는 것이었는데, (통합신당이) 비슷한 처지가 됐다. 지방권력과 행정권력, 의회권력까지 다수당이 되면 아무런 견제세력이 없게 된다. 결국 언론밖에 없는데, 현재 상황에서 언론의 견제도 쉽지 않다. (통합신당이) 읍소전략으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승창 "BBK 특검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 번 검찰 수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손병관 "BBK 수사는 대선 전과 달리 어려운 상황에서 수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이명박 당선자에게 이미 무혐의 처분을 내린 상황에서 특검은 검찰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짧은 시간내에 수사 결과를 내야 한다. 검찰의 협조를 받아서 수사 할 수 있을 지 의문이고, 관련된 참고인들이 수사에 협조해 줄 지도 의문이기 때문에, 지난번 검찰 수사와 다른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방열 "통합신당에서는 '특검을 구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명박 후보가 50% 가까운 득표를 했고,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도 예상되는데, 강단있게 이 사건을 파헤칠 특검을 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장춘 부대사 같은 분이 나타나 수사를 한 뒤에 한 5년정도 외국 나가있을 생각하고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당 "이명박 당선자의 정치 보복을 전제해서 하는 말인가? 위험한 발언이다(웃음)."

황방열 "(웃음) 농담이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도 있고, 한편으로는 특검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오면 총선에서 정말 손병관 기자가 계산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김지은 "특검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이회창 전 총재측도 마찬가지다. 이 전 총재측은 자신을 지지했던 보수층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이명박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분석하기 때문에, 총선에서는 대선보다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승창 "창조한국당이 이번 대선에서 5.8%의 득표를 얻었는데, 이것으로 내년 총선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황방열 "4개월 만에 130만표를 얻은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그러나 총선에서 일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부정적인 미지수다. 후보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통합신당과의 관계가 어긋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찾기가 어렵다. 문국현 후보를 둘러싼 핵심 인사 중에 (총선에서)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안 좋게 얘기하면 통합신당에서 공천 못받은 사람들이나 몰려들 가능성도 얘기된다. 당이 문국현 후보 개인에게 의지하는 게 많았다. 대선은 한 사람에게 의지해서 할 수 있지만 총선은 그렇지 않다. 그런 면에서 여러가지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창조한국당, 내년 총선에서는 어려움 많을 듯

하승창 "민주당도 비관적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김당 "박상천 대표가 대선 전날 후보 사퇴를 제안했는데, 이인제 후보가 거부했다. 박상천 대표는 '개표 당일 이인제 후보 득표율이 너무 낮아서 50년 역사의 민주당의 위상을 너무 훼손할까봐 걱정했다'고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10년 전에 500만표 가까운 득표를 했던 이인제 후보가 16만표 밖에 못얻었다. 일부에서는 이제라도 (통합신당과) 통합하자는 얘기 나오지만, 워낙 협상 과정에서 불신이 누적돼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민주당이 호남에서도 다 졌다. 결국 바닥까지 깨졌기 때문에 자력으로 일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승창 "이명박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의 득표 합계가 60%를 넘었다. 시계추가 진보 진영에서 보수 진영으로 넘어갔다. 향후 정국을 어떻게 예측하나?"

황방열 "통합신당의 경우 당내 여러 계파들이 논의를 시작했다. 당이 파산상태여서 자체 해결이 힘들기 때문에 외부에서 법정관리인이 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백낙청 교수나 박원순 변호사 같은 분이 책임을 지고 총선 때까지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내부적으로 정비해서 간판을 세우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아직 당내에서는 준비가 안 돼있다. 어떤 방안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손병관 "한나라당은 과거와 달리 단합을 해 나가는 기조가 강하다. 한나라당보다는 통합신당에게 정국의 키가 넘어갔다고 본다."

김지은 "'이회창 신당'도 한나라당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공천 물갈이'가 될 경우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회창 신당'이 충남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박 전 대표측까지 합류한다면 총선에서 상당한 표를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승창 "통합신당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개혁 진영 전체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병관 "민주노동당은 통합신당이 무너질 경우 지지표가 자신들에게 오면서 한나라당과 보혁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과거 반한나라당 유권자의 경우 민노당이 미덥지 않아서 택하지 않았다. 통합신당과 민노당은 크게 구별을 둘 수 없었다.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이 한 두 석 정도를 민노당에게 주려고 했던 적이 있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약한 수준의 정책연합이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 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진보불록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독자 노선으로는 힘들지 않겠나."

김당 "이명박 후보는 '경제를 살리겠다', 이회창 후보는 '대한민국을 살리겠다', 정동영 후보는 '가족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국민은 경제를 선택했다. 경제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경제가 죽은 것은 결국 IMF 때문이었다. IMF 체제를 가져온 당은 한나라당이었다. 지난 10년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IMF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일찍 그 체제를 벗어났다.

그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크게 벌어졌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참패했다. (현 정부가) 망한 경제를 살리면서 부조리와 오물덩어리를 청소하느라고 힘을 쏟는 사이에 결국 원인 제공자가 다시 집권하는 일종의 부조리가 벌어졌다. 현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현실은 뼈아프다. 더구나 한나라당 창당 기념일이 IMF 긴급구조금융을 받은 그날이다.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캠페인은 국민에게 먹혔는데, 'IMF를 부른 한나라당'이라는 (진보개혁진영의) 메시지 전달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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