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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청개구리 투자전략을 실천해 보자

재테크 전망기사 역으로 이용하기

등록|2007.12.24 09:21 수정|2007.12.24 09:21
새해가 시작될 때 마다 일간지나 잡지 등에는 신년 재테크 특집기사들이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펀드와 관련해서는 올해에는 어떤 펀드가 유망할 것이다 또는 해외펀드 중에는 어느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는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기타 금융상품도 마찬가지다.

1년 전 이즈음에도 역시 재테크 특집 기사들이 2007년 시장을 전망했었고 많은 전문가들이 유망상품과 투자지역을 예측했었다.  하지만 한 해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다 부질없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초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몇 년에 걸쳐 이어진 경기호황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을 예측하며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말들을 많이 했다.  2006년까지 그러한 지역의 투자성과가 좋았고 2007년에도 그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맥락에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경제전망이 맞을 확률은 의외로 낮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과 반대로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자성과는 좋지 않았고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에 투자하는 상품들의 성과가 좋았다.  또한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연초에 비해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다(단, 최근에 중국이나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해서 수익율이 마이너스를 기록중인 투자자들은 예외로 하자).

지금도 2008년을 맞이하면서 많은 예측들이 시작되었다.  분위기를 보면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브릭스, 동남아 등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가 좋을 것이라는 것이 대세인 듯 하다. 반대로 2007년에 좋지 않았던 일본이나 선진유럽, 그리고 미국에 대한 이야기는 자취를 감추었다.  현재의 분위기를 보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너무 안일한 예측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공감하듯 나라별 경제는 순환사이클이 있다.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경제가  계속 좋을 수 없듯이 특정 지역이 계속 나쁠 수 만도 없다.  미국이나 선진 유럽경제가 서브프라임 사태의 피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적인 악재가 터지지 않는다면 현재까지의 부정적인 측면은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해당국가별로 이에 대한 대응을 적절히 하고 있어 피해가 조기에 극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의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얼마 전 미국증시가 끝없이 하락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중동지역을 비롯한 국부펀드들이 미국증시에 원군이 되어주었다.  미국 증시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만큼 더 크게 하락하지 않고 1만3000대에서 버티고 있는 것도 위험을 부담하고 투자이익을 거두려는 자금들의 유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티은행을 비롯해 베어스턴스나 메릴린치 등 투자은행들도 중동이나 중국의 국부펀드 등 외부자금의 수혈을 받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다.   이렇게 경제가 안 좋을 때는 앞으로 좋을 것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일은 항상 양과 음이 조화를 이룬다.

펀드건 주식투자건 투자의 원칙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또한 여유자금을 가지고 장기투자 하면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결국 현재 상황이 안좋은 국가나 지역의 투자대상이 싸다고 생각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서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시간이 돈을 벌어다 준다는 사실은 과거 역사상 거의 진리에 가깝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못할 뿐이다. 거꾸로 현재 많이 오른 중국이나 동남아, 브릭스 지역은 단기적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투자대상이나 투자 상품의 선정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 한해 동안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자금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일이다.  단기, 중기,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세워보고 그 중 단기에 해당하는 올 한해 동안 자신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지고 실천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월 저축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1년 이내의 단기자금일 경우에는 다양한 금융회사의 안정적인 상품 중에서 금리가 높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은 연 7.1%(월복리로 하면 연7.33%)의 높은 금리를 주고 있으며 3개월~6개월 정도의 자금은 은행의 CD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단기자금을 욕심 내서 투자상품을 이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3년 이상(5년 이상이면 더욱 좋다)의 목적자금에 한해 펀드나 기타 투자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에는 투자의 원칙인 싼 물건(저평가된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을 골라서 3년~5년 후에 비싸게 팔 수 있는 것을 고르되 위험부담을 최소화 해야 한다.  막연한 얘기 같지만 많이 오른 지역보다 현재 값이 떨어졌거나 별로 오르지 않는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 중에서 좋은 것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쉬운 예로 일부 전문 투자자들은 미달러가 많이 하락하자 미달러의 매수에 나섰다.  대다수 전문가가 미달러의 지속적인 하락을 예측했지만 오히려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달러가 더 이상 빠지지 않고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법칙이 작용하는 예이다.

청개구리 법칙을 투자에도 적용해 보자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한 상품이나 지역에 올인하지 말고 자산이나 저축금액을 적절히 분산하면 좋다.   투자대상 지역이나 상품을 한 두가지 잘 골라서 수익률을 높이려는 대박의 환상을 버리고 손실을 줄이려는 방어적 투자를 한다면 2008년에도 예금 금리보다 양호한 수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이야기 하는 복리의 마법은 연 10%내외의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다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단지 10년 이상이 지나야 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  많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단기의 대박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이유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세계 2위의 갑부인 워렌 버핏은 5년 이내의 경제전망은 무시하고 싸게 보이는 자산에 장기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단기적인 시장전망이 어렵거나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새해에는 신문기사나 경제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아시아나 이머징국가 비중을 적절히만 유지하되 남들과 거꾸로 2007년에 좋지 않았던 미국이나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지역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 보는 청개구리 투자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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