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호러단편 100선 ⓒ 책세상
<세계 호러단편 100선>는 호러 문학의 대표적 작가들과 오노레 드 발자크, 안톤 체호프, 찰스 디킨스 등 거장들이 남겼지만 독자들에 잘몰랐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은 호러라는 동일한 키워드를 보여주지만 자신들만의 독특성을 통하여 차별화시킨다. 뜨거운 피의 향연, 남극 얼음보다 더 차가운 섬뜩함, 뒤통수를 치는 반전, 공포를 통한 웃음은 호로가 줄 수 있는 모든 공포를 만날 수 있다.
100명의 작가들이 그리고 있는 공포와 스릴의 세계를 접하는 것은 진정 기쁜 일이다. 10쪽 안팎 길이를 통하여 뜨거움, 차가움, 웃음을 통한 공포가 무엇인지를 낱낱이 말한다. 상상할 수 있고 상상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브램 스토커의 <스커>에서 "고양이는 불쌍한 미국인의 머리를 깔고 앉아서 시체의 눈구멍에서 뿜어 나오는 피를 핥고 있었다. 내가 집행인의 낡은 칼을 움켜잡고, 고양이를 두 토막 냈다고 해서 나를 잔인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33쪽)
전열이다. 공포다. 스릴이다. 섬뜩함이다. 미국인이 흘리는 피를 핥은 고양이 머리를 두 토막내어버리는 사람. 오싹했다. 다시는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왜 내가 이 글을 읽었는지 후회할 정도였다.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은 <자동인형>에서 문학주의자들에게 집요한 공격을 받은 원인을 제공했는데 이유는 초자연적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통하여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펼쳤다.
몬터규 로즈 제임스는 <학교 이야기>에서 유령 소설 대가답게 유령과 유령에 의한 복수라는 호러의 서사 구조를 보여준다. 마지막에 가면서 독자는 실마리를 풀게 만들도록 한다. 치밀한 내용 전개를 한 번이라도 놓칠 수 없게 만들 수 없다. 독자는 결국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악령이 든 재닛>은 악령에 사로잡힌 한 여인으로 인하여 마을 주민이 공포에 떨게 하여 2차 대전 이후 호러 작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유머와 모험담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 <유령 이야기>에서 유령 이야기를 다룬다. 유령이라면 어딘가 으스스, 섬뜩한 분위기다. 하지만 <유령이야기>의 유령은 갈곳이 없는 딱한 유령이다. 갈곳 없는 유령은 사람들에게 끼어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유령 모습을 보여준다. 으스스한 느낌과 섬뜩함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하워드 필립스의 <아웃사이더>는 사회에서 소외된 한 인간을 통하여 시대마다 존재하는 소수자들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 호러 작품은 아웃사이더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일상과는 조금 떨어진 세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지적 사유를 뛰어넘는 일들이 일상처럼 호러 세계에서는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가진 것이 많아지지만 각 개인은 소외되어버렸다. 소외된 인간은 결국 사람이 생각하는 지적세계와 다른 호러 세계를 더 매력적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21세기 첨단 문명 시대에고 유령 이야기와 같은 호러 작품을 읽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100편을 통하여 호러가 던져주는 섬뜩함과 차가움, 핏빛 항연, 반전의 반전, 유머와 자연이 주는 차가움을 겨울 기나긴 밤을 온돌방에서 읽어간다면 겨울밤이 결코 길지 않음을 경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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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 앨런 포,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등저/정진영 편역 | 책세상 | 2005년 0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