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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연장안, 신당에 '내전' 만들까

오늘 국회 국방위 통과... 내일 본회의도 통과 가능성 커

등록|2007.12.27 16:49 수정|2007.12.27 17:15

▲ 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되었던 자이툰 부대원 340여명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회 국방위는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라크 파병 기한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견연장 및 임무종결계획 동의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파병연장안이 내일 본회의에서도 통과될 경우,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을 둘러싸고 내홍 양상을 보여온 대통합민주신당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신당 원내 지도부는 이라크 파병연장에 반대하는 당론과 배치되는 이같은 결과를 우려해 이날 오전 원내대표단-국방위원 연석회의를 갖고 당론을 따라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당 원내대표단 "당론 존중해 달라"... 국방위원들 "소신 따른 자유투표"

이날 국방위 회의에서는 황진하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국방위원 6명과 이인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 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으며, 김명자·유재건·안영근·조성태 의원 등 통합신당 소속 4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통합신당 측에선 박찬석·이석현 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같은 결과는 당초 26일 오후 국방위 전체회의를 열어 파병연장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통합신당 국방위원들 중 다수가 당론과 달리 파병연장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해 통합신당 지도부의 요청으로 의결이 하루 연기되었을 때부터 예상돼 왔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원내대표단-국방위원 연석회의에서 이라크 상황의 변화를 근거로 당론 변경을 요구하는 국방위원들에게 "(이라크 파병연장은) 당의 정체성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소신도 중요하지만 당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해 달라"며 "정히 당론을 따를 수 없다면 불참과 기권 등의 방식으로 소신을 밝힐 수도 있지 않냐"고 간곡히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위원들은 원내지도부의 당론 유지 요청을 따르지 않고 소신에 따른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통합신당은 국방위원 8명 가운데 박찬석 이석현 의원만 반대 입장을 보였고, 김성곤 위원장과 이근식 의원을 포함한 나머지 6명은 소신에 따른 찬성 입장을 표명해왔다.

▲ 지난해 한나라당이 불참하고,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가칭) 의원들이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 표결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방위를 통과한 파병연장안은 28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따라서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찬성 입장을 갖고 있는 가운데 통합신당 내에서도 당론과 달리 파병 연장에 찬성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재성 원내공보부대표는 이날 오후 "이라크 파병연장은 의원들의 철학과 소신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미 (파병연장에) 반대할 것으로 당론을 결정했다"면서 "국방위는 통과했으나 본회의에서는 이를 부결시키는 쪽으로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병 연장에 찬성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파병연장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대선 패배에 따른 당 지도부 쇄신론에 휩싸인 통합신당의 원내 지도부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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