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앙케이블방송 파업사태 장기화
외주전환 추진에 노조 총파업, 사측 직장폐쇄로 맞서
▲ 사측의 정규직 외주용역화에 반발 71일째 투쟁 중인 울산중앙케이블방송사 노조원들. ⓒ 울산중앙케이블방송노조
울산광역시의 주택 및 상가 40여만 가구 가운데 16만여 가구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는 중앙케이블 노사가 유선망 신규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정규직원의 외주용역화에 맞서 노조가 총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해 현재(27일) 71일째 마찰이 지속되고 있는 것.
당시 회사 측은 “새 법령에 따라 종합유선방송업자는 2013년부터 현재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고 인건비 등 고정비용과 몸집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외주전환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외근직원들이 반발할 것을 우려해 “이들이 별도법인으로 옮기더라도 정규직으로 근무할 때와 마찬가지인 55세 정년과 임금 및 근로조건을 동일한 수준에서 보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설득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외근직원이 주축이 된 노조원들은 “회사가 매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외근 직원을 먼저 내보낸 뒤 매각이 성사되고 나면 결국 실직하게 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 8월21일 100여명의 전체직원 가운데 외근직원 40여명 등 50여명이 노조를 설립했다.
마침 중앙케이블 대표의 친동생이 9월 중앙미디어네트워크라는 별도법인을 만들자 부산노동위원회가 노동쟁의조정 중지결정을 내린 지난 10월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파업을 결의했고, 같은 달 2일부터 간부파업을 시작으로 부분파업과 태업을 병행하다 10월17일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맞서 회사 측은 같은 날 오후 조합원의 회사 출입을 금지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노조의 파업과 직장폐쇄가 계속되면 방송 및 수리업무 차질이 우려된다”며 비노조원들을 연장근무에 투입해 노조원들의 빈자리 메우기에 나섰다.
노조 측은 현재 “회사측이 가정통신문을 통해 마치 조합원들이 범법자인양 묘사하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법적조치를 취하면서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있고, 용역경비업체까지 동원하여 조합원들을 탄압하고 있으며, 각서를 쓰고 노조탈퇴를 하면 일정금액을 주겠다는 식으로 일부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동찬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가 설립된 2000년부터 2005년에 흑자를 내기까지 정규직 외근직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해 왔다”며 “사측의 사표 및 외주전환 강요는 사측을 신뢰해온 직원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또한 “장기간 투쟁이 계속되자 생계위협까지 느끼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체인력 저지투쟁과 시민 선전전 강화와 지역연대투쟁으로 쉼 없이 파업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방송에 대비해 앞으로 3~4년 동안 해마다 70억~1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현실 속에 단기 흑자를 냈다고 해서 안일하게 있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노조 측의 주장처럼 매각을 위해 몸집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노조 측은 자신들의 투쟁과는 별도로 울산시민의 시청권 보장을 위한 투쟁도 함께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대다수 지역케이블방송사들이 시청자의 편의와 권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창출에만 급급한 나머지 일방적으로 수신요금을 인상하고 인기채널을 유료채널로 전환하거나 저가 패키지에서 제외시키고 있는데 중앙케이블사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
노조 측의 한 관계자는 “교육방송이 50번대 채널로 밀리고 채널 13번까지 홈쇼핑 채널만 세 개가 전진 배치돼 있는데, 이는 울산지역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무시한 처사임에 틀림없다”며 “파업투쟁과 병행해 채널편성에 대한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투쟁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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