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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에는 우리민속 윷놀이가 최고지요

[동영상] 초하룻날 남녀노소가 함께한 흥겨운 윷놀이대회

등록|2008.01.02 16:31 수정|2008.01.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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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윷놀이엄마와 아들, 노인과 손자, 남녀노소가 어울리는 윷놀이는 정초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흥겨울 수 있는 우리민속놀이다 ⓒ 이승철


초하룻날 교회에서 우리민속 윷놀이 판이 벌어졌습니다. 남녀 열두 팀이 참가했습니다. 모야! 윷이야!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니 즐거운 잔치분위기가 물씬 묻어납니다. 이겨서 즐겁고 진 팀도 덩달아 즐거워합니다. 떠들썩하고 흥겹게 시작한 새해첫날이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으레 고스톱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화투판이나 포커판은 도박성이 짙어 썩 바람직한 놀이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흥겨움도 없습니다.

▲ 엄마팀과 아들팀이 겨룬 흥겨운 윷놀이 ⓒ 이승철


그래서 가난한 산동네에 자리한 이 교회에서는 해마다 이맘 때면 윷놀이 대회를 벌입니다. 남녀 나이별로 팀을 만들어 대회에 참가합니다. 교회에서 방을 내주어 함께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 십여 명도 청년들과 한편이 되어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교회에서는 다과와 음료수 그리고 과일을 준비하여 참가자들에게 제공합니다. 돌아가며 리그전으로 벌어지는 윷놀이 대회는 그냥 참가하여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흥겨운 자리입니다. 어머니 팀과 아들 팀이 겨루고, 할아버지 팀과 손자 팀도 겨루게 됩니다.

“너 또 윷이나 모 나오면 저녁밥은 없는 줄 알아라.”

결승에서 맞붙은 엄마 팀이 아들 팀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아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었습니다. 아들의 윷놀이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 오늘 저녁은 그냥 굶을래요.“
아들이 또 윷을 내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 집에서 내 밥 같이 먹으면 되지, 우하하하 ”
아들의 친구들이 더욱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한 아들 팀이 결국 지고 말았습니다.

“엄마, 이제 저녁 주실거죠?”

다 큰 아들이 엄마에게 재롱을 부리듯 농담을 합니다.

▲ 할아버지로부터 윷놀이를 배우는 아기 ⓒ 이승철


다른 한쪽에서는 어른 들이 잠깐 쉬는 사이 할아버지와 놀고 있던 세 살짜리 꼬마가 윷을 손에 들었습니다. 조금 전 어른들의 흉내를 내며 할아버지로부터 윷놀이를 배우고 있습니다.

70대 할아버지로부터 세 살 손자까지 함께한 윷놀이대회는 마냥 즐거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다가오는 설날과 해마다 정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우리민속 윷놀이 어떻습니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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