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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운하' 검증,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한다

2008년 벽두부터 흘러나오는 경제파탄-생태계 파괴의 전주곡

등록|2008.01.04 15:11 수정|2008.01.04 15:11
대선 이후 인수위가 경부운하를 급하게 밀어부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물하천센터 국장(경부운하 반대 국민행동 사무국장)이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와 전재한다. <편집자주>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최근 이명박 당선자는 대선과정에서 거의 죽은 듯 팽개쳐 있던 운하 구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당선자 본인이 국민과 사회의 철저한 검증을 받겠다고 말한 것이 바로 엊그제임에도 운하를 추진하는 세력의 오만과 독선은 벌써부터 많은 우려를 만들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것이 운하를 찬성한다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올해 내 운하 특별법을 제정해 2009년 2월에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인수위 운하 TF는 운하 추진을 기정사실이라 하며 공약 점검이 아닌 홍보에 치중 하는 등 이미 인수위 본래 역할을 벗어나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 여론 수렴을 위해 2월 중 토론회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이미 추진을 결정한 상태에서 여론을 언급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공직사회, 벌써부터 이명박 정권 시녀 노릇

건교부 등 개발 부서는 이전 운하 불가 입장을 변경할 연구에 착수했으며 일부 자치단체는 운하를 유치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공직 사회는 벌써부터 이명박 정권의 시녀 노릇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한술 더 떠 경제지를 중심으로 일부 언론은 운하와 관련한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

전국의 투기 광풍이 불어와 부동산 폭등이 우려됨에도 운하 수혜지역, 운하 수혜주 등을 연일 떠들고 있다. 그리고 운하를 추진하기 위해 자신이 연구해왔던 것과 다른 입장도 서슴없이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학자적 양심을 팔고 있다. 2008년 벽두부터 대한민국에서는 경제 파탄과 생태계 파괴의 전주곡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보수언론을 자처하는 <조선> <동아> <중앙>에서조차도 운하 추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한반도 운하와 관련한 어떠한 타당성 자료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국민적 합의와 철저한 검증 없는 대규모 개발 사업의 폐해를 뼈저리게 경험해 왔다. 그리고 그 피해가 다음 세대에게 크나큰 재앙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알고 있다.

운하는 국가적 재앙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내륙으로 운하를 연결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1000원을 투자해 많아야 260원을 건지는 사업이 경제성이 있을 리 없으며 지식 경제 사회에서 비정규직만을 양산하는 삽질 경제로 국가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는 없다.

생태계 학살이자 수질오염 폭탄

▲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 부산본부는 지난 11월23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소재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경부운하 저지 경운기 퍼레이드 출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경부운하는 사기다'며 사기그릇에 '경악운하'라고 쓴 글자를 붙여 놓고 깬 모습. ⓒ 윤성효

운하는 생태계 학살이다. 한반도와 역사를 같이한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그리고 백두대간은 인간을 포함한 무수한 생명의 안식처이다. 화물선이 다니기 위해서는 강 바닥을 파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명은 사라질 것이며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의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운하는 수질 오염 폭탄이다. 식수원으로 화물선을 뛰우는 나라는 없다. 화물선이 다니기 위해 19개의 갑문을 만들고 나면 결국 흐르는 물이 아닌 정체된 물이 된다. 고인 물이 썩는 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화물선이 다니면서 사고가 발생하면 태안 원유 유출 사건과 같은 극도의 생태계 훼손은 물론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상수원이 파괴된다. 운하 선진국인 독일에서조차 매년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국토를 유린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운하 구상을 불도저처럼 밀어 붙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들이 고집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것도, 대한민국을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들 자신만을 위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괴할 수 있는 무모한 운하 구상에 대해 이제 국민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 살아 있는 양심의 소리가 검증할 수 있도록 학계,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과 국민이 함께 운하 구상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며 생명을 돌 볼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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