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계층 나누고 교육으로 진입장벽 치고"
[함께 만드는 뉴스] 이명박식 교육정책에 대한 네티즌 의견
▲ [함께뉴스]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정책 어떻게 보십니까? ⓒ 이정희
<오마이뉴스>가 4일 "이명박 당선인의 교육 정책, 당신은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주제로 네티즌 여러분들과 함께 만드는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함께뉴스'에는 5개의 딸림기사가 배치되기도 하였으며 이 기사에 하루 동안 3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특히 네티즌의 댓글 4개가 기사로 배치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 냉소적이거나 욕설이 담긴 댓글이 있기는 하였지만, 대체적인 의견들은 경쟁과 자율을 내건 이명박식 교육정책을 비판하며 교육의 본질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진지한 댓글들이 주류였습니다.
가장 많은 의견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을 무한경쟁의 정글로 몰아가는 이명박식 교육정책은 사교육 절감과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했던 선거공약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ID 열린사회(matias)님은 "중등교육이 대학입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입시정책이 아니라 교육정책"이라고 전제하면서 "고교 다양화 300정책에 따르면 특목고와 기존 비평준화 명문고 정원을 합치면 10만명 수준인데, 서울지역 대학 정원이 5만5천명 수준이기 때문에 이른바 특목고를 나오고도 서울지역 대학에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른바 일류대학을 가기위해) 특목고생의 사교육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ID 달팽이(dach)님은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비로 인해 가계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이 당선자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의 지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 뻔한 정책이다. 이미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지나간 지 오래고,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가 다리 찢어질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 자괴감이 든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정책을 오히려 사교육의 최대 수혜자인 강남지역 학원 원장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나오는 아이러니한 세태를 꼬집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ID 솔(tech319)님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이명박을 강남의 학원에서 반기고, 집값을 잡겠다는 그를 건설업계에서 반기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뻔한 스토리에 속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희한하다"며 현실을 직시하자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새정부의 정책을 왜 강남의 학원가에서는 반기는 것일까? ⓒ 박상규
"부동산으로 계층 나누고, 교육으로 진입장벽 치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자식들의 학벌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회 양극화와 교육 양극화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ID 아마겟돈(w0d1h8)님은 '이미 고착된 계층이 굳어져 대대로 자손만대로 이어질 게다'라는 제목의 댓글을 통해 "이미 부동산으로 대한민국은 계층이 나뉘어졌다. 신분 상승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저만치 멀어져갔다. 이제 교육정책으로 제2차 진입장벽을 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제 대한민국은 의대, 법대라는 신분상승의 마지막 사다리를 잡기 위해 사교육에 올인하게 될 것" 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ID 데이지(kohjjung)님은 "새로운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 펴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야기꾼(partisan69)님은 "부모가 가진 돈에 따라 능력이 정해지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라 봉건사회다"라며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질타하기도 하였습니다.
ID 대울림(khsyy698)님은 '모든 학교를 특목고로 만들어라'며 "자사고와 특목고가 늘어나면 사교육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완전 사기극이다. 돈 없는 서민들에게 신기루의 환상을 심어주고 돈 많은 부자 자녀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꼴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쟁 없는 교육에 활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교육정책 밑그림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ID 면도날(wer5739)님은 '이명박 교육정책 방향 아주 옳다!'를 통해 "좋은 고등학교 많이 만들고, 대학입시는 대학자율로 하고, 방향은 아주 좋다. 다만 좋은 자사고를 만들게 아니라 자사고보다 등록금이 훨씬 싼 자립형 공립고를 많이 만들고 정부지원을 확실히 하라"고 주장하면서 "교육부가 나서서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좌파 독재 정권에서나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듬제패(s4song)님은 "교육의 선택권을 늘리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인간은 누구나 남들보다 앞서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공교육이 그걸 채워주지 못하니까 사교육비만 늘어나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가 사교육비 절감이 아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인재를 배출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박상규 기자가 쓴 기사 <"누구나 똑같이 배우는 건 공산주의" "능력대로 가르치겠다는데 왜 막나">에는, 기사에 등장하는 길포성 오르다 학원장이 직접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길 원장은 "박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몰아 넣으면 안 된다', '아이들을 좀 많이 놀 수 있게 해 줘야한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기사에는 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길 원장은 박 기자와 따로 전화 통화를 해 "이명박 당선인의 대학입시 자율화는 찬성하지만 특목고와 자사고 확대 설치는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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