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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살? 충격에 빠진 청도

청도군수 재선거 “선거? 몸서리가 난다”

등록|2008.01.07 11:52 수정|2008.01.07 11:52
지난달 19일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와 관련한 ‘돈 봉투’사건이 잇단 자살사건으로 청도를 무거운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정한태 청도군수의 선거운동원으로 알려진 양모(58)씨가 6일 자신의 복숭아밭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자 청도군민들은 “선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지 걱정”이라며 하루하루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숨진 양씨는 재선거 직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던 인물로 주위사람들에 의하면 벌금에 대한 심적부담을 많이 토로했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발견당시 양씨주변에 있던 드링크 병과 막걸리 병에서 농약냄새가 많이 났던 것으로 미루어 일단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양씨는 정한태 군수 선거캠프에서 동책을 맡아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소환돼 일부 혐의가 확인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의 자살 이전 지난달 17일에도 양씨가 살던 동천리 인근의 유등리에 살고 있던 또 다른 동책 김모씨가 자신의 집에서 제초제를 마셔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해 청도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사망자가 벌써 2명이나 발생했다.

하지만 정작 심각한 사실은 청도군내에 금품살포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유권자가 수천 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고액의 벌금에 대한 공포가 한결같다는데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권자는 “나도 10만원을 받은 사실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는데 벌금이 500만원이라는 얘길 듣고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자살과 벌금의 충격 속에 빠져든 주민들에 대한 경찰의 조사는 벌써 구속자만 3명에 이르고 금품살포 혐의가 인정된 수만 해도 70여명에 이르는 등 파장이 전 청도로 퍼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의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를 받은 주민이 잇달아 자살을 해 당혹스럽다”면서도 “명백한 금품살포 인지수사를 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수사대상이 수천 명에 이르는 만큼 수사에 속도를 더해 하루라도 빨리 사건이 종결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수사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한태 청도군수는 일체의 반응을 자제하고 있으며 다만 측근에 의하면 상당히 괴로운 심경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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