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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족보호 차원에서 치어 남획 막아야

[반론]<오마이뉴스> '동어...'기사는 잘못... '자망어법'으로 잡는 숭어 치어는 산 채로 방류해야만

등록|2008.01.10 10:03 수정|2008.01.10 10:03
숭어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해안 특히 강화도 분들은 숭어 새끼를 '동어'라고 부르더군요. 남도지방에서는 숭어 새끼를 '모치'라고도 부릅니다.

8일자 <오마이뉴스>에서는 "'동어' 없어서 못 먹는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강화도 인근인 대명포구에서 팔고 있는 숭어새끼인 '동어'가 구이로, 회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어, 없어서 못팔 정도라는 내용으로 사는이야기에 실린 기사였습니다.

경기만의 '자망어법' 치어까지 싹쓸이해, 어족자원 보전에 심각한 문제

숭어는 겨울철에 가장 맛난 어종입니다. 초여름 산란을 끝낸 숭어는 그 살이 퍽퍽해 '개도 먹지 않는다'고 할 만큼 맛이 없습니다. 하지만 숭어가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내내 살이 통통하게 올랐을 때는 그 맛이 어떤 고급어종보다도 뛰어나 '참돔'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맛으로 따지자면, 정월 대보름까지 잡히는 숭어의 맛은 정말로 뛰어나답니다. 횟감으로도 이제는 당당히 고급어종으로 다루는 게 숭어기도 합니다.

기사에서 다룬 '동어'는 2~3년만 자라면 충분한 상품가치를 갖는 새끼 숭어입니다. 숭어가 국내연안에서 상대적으로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치어(알에서 깬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물고기)에서 잡아버린다면 어족자원 보존측면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낳는 측면이 있습니다.

대명포구를 비롯해 서해안 자망어법이 문제인데, 이를 그대로 기사로 쓴 것은 이 같은 어족자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명포구 특히 인천, 경기권의 경우 물살이 빠른 곳에 물고기가 지나가는 길목에 어망을 설치해 치어부터 싹쓸이해 고기를 잡는 어법이 있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경기만 일대 서해안에서 쓰는 이 같은 어법으로 인해 인천, 경기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다 자란 숭어가 잘 안 잡힙니다. 숭어새끼를 잡아버려 성어까지 채 자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반면 전남, 경남 지역의 경우 성어로 자란 숭어를 잡아 비교적 높은 가격에 유통시키는, 어민들이 연안에서 잡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주요 어종이기도 합니다.

경남의 경우 '가덕도 숭어잡이'가 유명합니다. 1월 이즈음 제주도 근해인 추자도나, 전남 외곽인 황제도나 만재도 등에서는 겨울을 나기 위해 숭어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답니다.

겨울바다에, 숭어들이 입만 내밀고 뻐끔거리는데, 그 숫자가 어마어마 합니다. 수백~수천만 마리는 족히 되는데 그 모습이 과히 장관입니다. 기자는 이런 광경을 지난 몇 년 전 직접 본 적이 있었답니다. 이런 어군을 발견하게 되면 어민들은 신이 나 트롤어선까지 동원해 이를 잡으려고 하지요.

산채로 올라온 숭어새끼는, 바다로 되돌려 보내야만

자망어법은 어획 특성상, 그물 안에 큰고기에서부터 작은 고기까지 안에 들어온 모든 고기가 잡힙니다. 새우를 잡기 위한 그물의 경우에는, 많은 치어들도 함께 잡히게 됩니다.

문제는 어민들이 충분히 성어로 자란 새우를 잡아서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이 과정에서 잡히는 다른 어종의 치어까지 시장에 내다 파는 것입니다.

가을 김장철 새우젓갈 수요로 새우가 높은 가격을 형성할 때는, 새우를 선별하는데 마음을 쏟느랴, 함께 잡힌 치어는 뱃전에 그대로 방치한 후 상품성이 없는 치어는 돌아오는 배에서 이미 죽은 상태로 바다에 그대로 버립니다.

자망그물의 특성상, 치어라고 할지라도 어획과정에서 뱃전에 올라왔다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를 바다로 되돌려 보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심지어 숭어새끼인 '동어'를 상품으로 다루는 게 문제라는 것이지요.

(자망에는 너비 30~40m에 높이 2~3m의 사각 입구가 있습니다. 이 입구로 들어온 물고기는 빠져 나갈 곳이 점점 작아져 갇히게 됩니다. 서해안의 경우 조석간만의 차가 특히 커서 이 같은 방법이 가능하답니다. 대명포구의 경우 조금때는 고기가 적게 나오고, 사리때 고기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동어'라 지칭되는 숭어새끼를 겨울철에 뼈채 썰어먹는 '세꼬시'나 구이로 먹으면 맛이 뛰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산 숭어새끼는 잡힌 즉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양식으로 부화한 치어를 그 대상으로 해도 될 것입니다. 물론 가격은 조금 비싸겠지만 얼마든지 유통가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연산 숭어새끼 유통을 금지 또는 소비를 지양함으로써, 숭어 치어산란을 주업으로 하는 어민들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숭어가 다 자란 후 어획한다면 어민들의 수입이 훨씬 더 많아질 겁니다.

저도 이 같은 측면을 모를 때인 십여년 전에는 대명포구의 '동어'를 즐겨 찾았답니다. 기사에서와 같이 회나 구이로 즐겼고, 집에까지 사 들고 간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전남 완도에서 생활하면서 숭어의 가치를 알고 난 후에는,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경기만에서의 이 같은 고기잡이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에서 다룬 '동어... 없어서 못판다. 회로 구이로 인기'기사는 잘못된 기사가 아닌가 합니다. 어민들 스스로 자신들 발목을 잡는 행위인데도 그것을 지적하지 못하고, 그와 같이 고기씨를 말리는 행위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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