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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시의원-기자들 이스탄불로 간 이유는?

대전시의회 "하반기 새 위원회 구성, 1월 초가 적합"

등록|2008.01.09 13:49 수정|2008.01.09 13:49

▲ 지난 해 대전 시민단체의 대전 5개구 지방의회 해외연수실태보고 기자회견 ⓒ 심규상


전병배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지난 12월18일 태안군청을 방문했다. 태안 앞 바다 기름유출 건과 관련 장화·라면·헌옷 등 각종 위문품을 전달하고 군청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에 앞서 대전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충청권 공동발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사고수습을 하기 위한 인력과 장비지원, 성금모금 등에 적극 동참하겠다"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의원 대부분은 지금 그리스에 가 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 의원 4명과 교육사회위원회 의원 2명, 출입기자 1명, 직원 3명 등 10명은 지난 3일 8박 10일 일정(연수비용 3754만원)으로 터키로 떠났다. 터키, 이집트, 그리스 등 3개국을 돌며 지방자치 사례를 습득하고 견문을 넓힌다는 게 해외출장 이유다.

지방자치 실태 및 첨단과학단지, 초고속열차공사 현장 등을 둘러보고 산업경쟁력 확보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계획도 첨가됐다. 하지만 지방자치 운영 실태와 관련한 방문 기관은 아테네 의회와 이스탄불 시의회 의례방문이 전부다.

포세이돈 신전 방문 목적 "건축양식 및 규모 견학"

첨단과학단지 및 건설현장과 관련해서도 파피루스 연구소, 선형알킬벤젠 플랜트 공사 현장, 지하철 및 경전철 역사 등 뿐이다.

반면 이들은 이집트 및 그리스의 룩소신전, 파르테논, 포세이돈 신전 방문목적에 대해서는 '건축 양식 및 규모 등 견학'으로 명시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해외연수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데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대전시의 한 공무원은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때에 새해 첫 의정활동을 해외연수로 시작한 것은 눈총을 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의회는 "올해 국외출장은 행자위(2006년)와 교육사회위(2007년)에 이어 산업건설위 순서인데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위원회 구성을 할 시기이므로 1월 초가 적합하다"고 밝히고 있다.

산업건설위 해외연수에 교육사회위 의원들이 합류한 것도 의문이다.

언론인 근거 없는 공짜 동행 재연... "쇠 귀에 경읽기" 

이에 대해 대전시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사회위 해외연수 때 못 간 소속 의원들이 이번 산업건설위 해외연수에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사 기자의 고질적인 공짜 동행 취재도 재연됐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매체감시팀장은 "지난해 초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해외연수 당시 언론인 공짜 동행취재에 대한 지적과 함께 낡은 취재 관행 근절을 요구 한 바 있다"며 "또 다시 근거가 불충분한 해외 공짜 동행 취재가 이루어진 데 대해 '쇠 귀에 경읽기'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해외연수에 나선 의원들은 산업건설위 전병배 위원장을 비롯 박수범, 송재용, 심준홍 의원과 교육사회위원회 박희진, 권형례 의원 등 6명이다. 동행한 언론사는 <충청투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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