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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 나물밥에 취해 보실래요?

강원도 산골에서 맛본 곤드레 나물밥 만들기

등록|2008.01.09 21:33 수정|2008.01.09 21:34

▲ 완성된 곤드레 나물밥 ⓒ 조정숙


강원도 정선에 있는 화암동굴을 찾아 갔을 때 동굴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입구에 곤드레 나물밥이라는 식단표가 보인다. 아침을 건너 뛰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온지라 출출하던 차에 이름도 재미나고 호기심도 가기에 무작정 음식점을 들어가 곤드레 나물밥을 주문했다.

마침 식당 안은 손님이 많지 않은지라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나는  주인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우선 이름부터가 생소한터라. 아저씨더러 "이 나물밥을 먹으면 곤드레 만드레 취하게 되나요? 그래서 이름이 곤드레 나물인가요?" 했더니 주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손님 얘기가 더 재미있네요. 궁금하시면 한번 드셔보세요"라며 한술 더 뜬다.

▲ 말린 곤드레 나물 ⓒ 조정숙

▲ 말린 표고버섯, ⓒ 조정숙


▲ 재료: 곤드레 나물, 표고버섯, 당근 ⓒ 조정숙


곤드레 나물은 예전에 화전을 일궈 농사를 짓던 시절에 들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을 뜯어다 양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나물과 곡식을 함께 넣어 밥을 지어 먹었던 것이 지금은 웰빙 식품을 찾는 이들에게 별미로 알려지게 되었다 한다.  음식이 나오기 전 주인께 물었다.

-곤드레 나물은 언제 채취하지요?
“5월부터 채취하기 시작하여 이른 가을까지 채취합니다.”

-곤드레 나물로 할수 있는 요리로는 뭐가 있을까요?
“곤드레 나물은  꽁치를 한 켜 깔고 양념장을 두르고 나물을 한 켜 깔고 다시 양념장을 두르고 냄비에 담아 지지면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또한  고등어나 갈치 조림할 때 넣어도 생선 비린내를 없애 주고 담백한 맛이 난답니다.”

마치 곤드레 나물 예찬론자가 된 듯 신나게 설명을 한다.
"곤드레 나물은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변비에 좋아 나물밥을 드신 다음날은 아침 상쾌하실 거예요." 단백질과 칼슘 성분이 풍부하며 특히 비타민A의 함유량이 높다는 말도 덧붙인다.

곤드레 나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데 음식이 나온다. 나는 때를 놓칠세라 곤드레 나물밥 만드는 방법도 물어봤다. 주인아저씨는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곤드레 나물밥은 말린 곤드레 나물을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삶아서 준비하고 말린 표고버섯을 불린 다음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비하고 당근도 알맞게 썰어 함께 섞어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다음 압력솥 바닥에 준비한 재료를 넣고 불린 쌀을 얹은 다음 밥을 지으면 됩니다.

나물밥을 비벼 먹는 소스로는 된장을 묽게 끓인 다음 파, 마늘을 넣고 밥을 비벼 먹을 때 적당량을 넣어서 비벼 먹으면 됩니다. 상큼한 맛을 느끼고 싶으시면 달래를 다져서 양념간장에 넣어주면 상큼한 향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더 맛있지요." 한다. 

"다른 나물에 비해 쌀과 잘 어울리는 곤드레 나물, 나물향이 은근하면서도 담백해서 누구나 먹기에 거부감이 없으며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어서 좋답니다. 양념과 함께 비빈 후 구수한 된장찌개를 곁들이면 더욱더 일품이지요" 한다.

▲ 모든 재료를 혼합하여 준비한다. ⓒ 조정숙

▲ 준비된 재료를 바닥에 놓고 불린 쌀을 얹는다. 물은 평상시의 2분의1만 붓는다. ⓒ 조정숙

▲ 달래와 고추가루, 마늘, 참기름을 넣고 섞은 양념간장과 우측은 된장을 끓인후 갖은 양념을 넣었다. ⓒ 조정숙



▲ 곤드레 나물밥은 된장찌개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 조정숙

아저씨의 설명만 들어도 대단한 나물이란 생각에 나물밥 한 그릇을 뚝딱해치우고 설명을 들었으니 집에서 곤드레 나물밥을 해먹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직접 따서 삶아 말려 판매하고 있는 곤드레 나물을 발견하곤 아이들에게도 맛을 보여주기 위해 사가지고 왔다.

“아이들이 뭐 특별한 음식 먹을 게 없을까요?” 라며 물어본다.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예전에 사왔던 곤드레 나물이 머리를 스친다. 있지 “곤드레 나물밥.”

▲ 메인메뉴인 곤드레 나물밥. 먹음직스럽다. ⓒ 조정숙


▲ 반찬은 새콤하게 익은 김장 김치면 된다.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 조정숙


예? 그런 나물이 다 있어요? 의아해 하는 아이들 앞에서 아저씨가 가르쳐준 설명대로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완성된 나물밥을 먹는 아들에게 맛이 어때? 시식하는 장면 한 장 찍어도 될까? 했더니. 안 돼요. 곤드레 나물밥을 먹었더니 곤드레 만드레 취하네요. 취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 안 되는데요, 라며 극구 거절한다. 아들의 재치 있는 유머에 우리는 모두 깔깔대고 웃었다. 그 엄마의 그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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