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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동포 차별 없는 보상원칙' 합의

대책위 구성해 중국동포 지원 나서... 여수화재 참사 경험 살려 대책활동

등록|2008.01.09 18:50 수정|2008.01.09 18:53

▲ 김해성 목사가 유가족들에게 지난해 2월 발생한 여수출입국 화재참사에 대한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유가족들은 가족초청과 보상문제 등을 김 목사에게 위임했다. ⓒ 조호진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대표 김해성 목사)이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로 희생된 중국동포 유가족 지원에 나서면서 어려움이 예상되던 가족초청과 보상 문제 등의 실마리가 풀릴 전망이다.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은 8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공동대표 이철승 등)와 함께 '이천 화재참사 외국인노동자-중국동포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외노-동포대책위)를 구성하면서 활동에 돌입했다.

김해성 목사는 8, 9일 이틀 동안 경기도 이천시 시민회관과 이천 냉동 물류센터 화재사건 현장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유가족 한국에 조속한 입국 ▲산재보상과 위자료 문제 ▲사망자 장례 및 부상자 치료 ▲진상규명 및 관계자처벌 촉구 등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김 목사는 아울러 중국동포 유가족들에게 지난해 2월 여수출입국화재참사 당시 유가족 지원과 중국동포 사망사건 처리 경험을 들려주면서 사건브로커 개입과 회사 측의 회유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유가족 초청과 보상 문제 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중국동포 유족대표 백수빈(여·44)씨 등 유족들은 위임장 제출을 통해 중국의 가족 초청과 보상 문제 등의 도움을 요청했다.

"조속한 비자발급으로 유족 고통 덜어줘야"

▲ 링푸쿠이 주한중국대사가 유가족을 방문하자 중국동포들이 한국에서의 설움을 쏟아내듯이 오열했다. ⓒ 조호진


9일 현재 중국동포 12명과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1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원 확인과 사고 수습을 위해 유가족의 한국 입국이 시급하다. 신원이 확인된 중국동포 사망자는 김용해(28)씨와 조동명(44)씨 2명뿐이며 박경애씨 등 10명은 사망 추정자로 신원이 미확인된 상태다.

유가족 초청을 위해서는 대사관에 사망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사체 훼손이 심각해 사망진단서 발급이 여의치 않다. 유전자(DNA) 감식 등에 의한 신원 확인에 15~2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유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다행히도 중국 정부가 이천 참사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가족 초청이 빨라질 전망이다. 9일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이천 참사 희생자에 대한 합당한 처리를 지시했다. 링푸쿠이 주한중국대사는 이날 분향소를 방문,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유가족 초청 협조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김해성 목사는 유가족 초청대상자 명단작성 등을 통해 조속한 유가족 초청을 서두르고 있다. 유전자 감식 등 신원 확인을 위해서도 유가족을 빨리 초청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분향소 현장에 있는 유가족들은 중국에 있는 가족 3-4명의 초청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수화재 참사에서는 2명의 유가족 초청했다.

김해성 목사는 "한국과 중국정부는 유가족의 비통함을 감안해 조속한 비자발급으로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면서 "누구에게도 도움받기 힘든 중국동포들을 위해 가족초청과 보상 문제, 장례 등의 사고수습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동포, 산재보상과 위자료지급 등 1억5천만원 예상

▲ 9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은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 조호진


김해성 목사는 중국동포 유가족들에게 보상 문제 등을 위임받음에 따라 8일 저녁 유가족공동대책위 공동대표단과 만나 한국-중국동포의 차별 없는 보상 원칙에 합의, 이를 사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김 목사는 산재처리에 의한 정부 보상과 회사 측에 위자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산재 사망자에게는 1300일분의 평균임금과 장례비로 120일분 등 1400일분이 지급된다. 사망한 중국동포들은 10만원 안팎의 일당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재보상과 위자료 등 1억5천만원 가량의 보상이 예상된다.

사고업체인 '코리아2000' 측이 김해성 목사에게 원만한 해결을 요청해 옴에 따라 위자료 지급 등의 조속한 타결이 기대된다. 회사 측은 9일 원만한 해결의사를 전해 왔다. 그러나 협소한 분향소와 회사 책임자의 유가족 외면 등으로 유가족의 감정이 악화되면서 장기화 가능성도 우려된다.

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현장에 준비된 추도상을 엎는 등 회사 측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또 유가족들은 사고 발생 현장 방문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 참사로 외아들 김군(27)씨를 잃은 김용진(57)씨는 "사고현장을 보여준다고 했지만 막상 현장은 못 보고 입구만 보고 나와야 했다"면서 "형식적인 눈가림으로 유가족을 우롱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 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냉동창고 화재 현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현장에 준비된 추도상을 엎는 등 회사 측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 조호진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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