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밤사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어요

눈 오는 날 아침 우리 동네 풍경

등록|2008.01.11 10:28 수정|2008.01.11 11:25

▲ 억새위에도 하얀 눈이 쌓여있다. ⓒ 조정숙


아직 어둑어둑 하지만 창문을 열고 아침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나는 깜짝 놀랐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밤새 눈이 내린 것이다.

오늘은 <오마이뉴스>가 이사를 하고 집들이 하는 날인데 온 세상이 축복을 해주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집들이에 가야하는데 눈이 내리면 운전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11층에 사시는 할아버지께서는 밤새 내린 눈을 보며 놀라며 "아이쿠, 조심해야겠네! 이른 새벽에 어딜 가시나?" 하신다. 아, 네. 눈 구경 하러 가는 중이에요, 하고 싶지만 철없는 여인이라 할 것 같아 꾹 참는다.

▲ 동백 위에도~ ⓒ 조정숙


▲ 부지런한 9층 아주머니 눈을 쓸고 있다. ⓒ 조정숙


얼마 전에 첫눈이 왔지만 조금 내려 눈다운 눈을 구경하지 제대로 못한지라 눈 위를 걷고 싶어 동이 트기도 전에 나온 것이다.

부지런하신 9층 아주머니께서는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고 있다.

"수고 하십니다. 고생 많으시네요" 인사를 건넸다.
"고생은요? 마땅히 주민이 해야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인데요."

눈 구경하러 나온 나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미안해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 출근을 서두르는 아저씨 ⓒ 조정숙


▲ 주차해 놓은 오토바이위에도 ~ ⓒ 조정숙

▲ 이른 새벽 염화칼슘을 끌고 가는 아저씨 ⓒ 조정숙


▲ 화단에 화초도 하얀 세상을 기뻐 한다. ⓒ 조정숙

▲ 아파트 농구장에도 하얀눈이 내린다. ⓒ 조정숙


빼곡히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사이에서 아저씨 한분이 도움을 청한다.

"차를 밀고 나가야 하는데 눈이 와서 미끄러워 혼자는 밀기가 힘드네요. 좀 도와주시겠어요?"

아저씨와 같이 차를 밀고난 뒤, 눈 오는 날 눈 위를 기뻐 뛰노는 아이처럼 한참을 걸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다.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