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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센터 흑자논리는 시대착오 - 2

등록|2008.01.11 16:02 수정|2008.01.11 16:02
창조도시 이론의 세계적 권위자인 찰스 랜드리교수는 21세기를 도시주의(20세의 국가주의에서) 시대라고 한다. 전세계의 주요도시들에서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컨벤션센터가 확장일로에 있는 데는 그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다. 컨벤션센터가 도시의 이미지와 연관업계에 가져다주는 이익이 막대하다는 것과 함께 도시의 창조능력 개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중요한 국제행사가 유치되면 국가 이미지 선양은 물론 항공사를 포함한 관광업계에 큰 혜택이 돌아간다. 지역 내의 환대산업이 한동안 특수를 누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회의는 창조적인 지식을 교환하고 첨단산업의 미래를 열어주는 창구역할을 맡게 된다.

중국은 전시컨벤션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연간 20%에 달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한 좋은 전략산업 중의 하나가 전시컨벤션 산업이며, 이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컨벤션 산업은 지방 도시의 수준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컨벤션 산업은 보호육성 되어야 마땅하다. 전시컨벤션 산업 활성화는 고급인재가 많은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성장엔진을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나 컨벤션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할 사항이 있다고 본다. 첫째로는 컨벤션과 국제이벤트 유치 활동이 더욱 조직화되고 효율화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이후 국제기구에 인력진출이 확대되어 국민적인 자부심을 높이고 있다. 이런 명사들의 활동에 따라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국제행사 유치(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여수엑스포 등)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 질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도록 조직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로 CVB(현재의 경기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 경북관광공사와 같은 지역관광청으로 마케팅활동이 더욱 중요시되며 기초자치단체로 확산이 예상되는 조직)의 역량증대가 필수적이다. 대구와 부산을 필두로 발족된 CVB는 지역민을 대리하여 도시 마케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CVB와 컨벤션센터가 동시에 성장하도록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진 명망가를 대대적으로 영입하고 그들의 활동에 필요한 조직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셋째, 우리나라가 가장 앞선 분야에서 국제기구를 만들어 그 본부나 사무국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이미 19780년부터 몇몇 국제기구 사무국 유치가 추진된 바 있었으나 당시의 재원과 국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이제 우리의 국력, 첨단기술력 그리고 전문 인력도 어지간한 세계적 기구를 만들거나 사무국을 시작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이를 위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넷째, 컨벤션센터의 규모나 위치 선정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호텔은 물론 문화센터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것이 좋다. 물론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공항 혹은 항만과 같은 위치에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컨벤션센터의 규모 또한 장기적 안목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상하이처럼 광대한 장소를 미리 확보하되 한 동 한 동씩 추가해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

다섯째로 컨벤션센터에는 경제특구에 버금가는 각종 세제 혜택 등을 최우선적으로 베풀면서 육성시켜야 할 산업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9개 전시장은 경쟁국에 비해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미국 같은 선진국도 도시별로 3-15%의 세금을 객실에 부과시켜 이 분야에 지원하기까지 한다. 특히 컨벤션세(Convention Tax)를 별도로 신설해서라도 센터건립이나 CVB 활동에 예산 지원을 할 필요성은 크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저명인사와 고급두뇌 그리고 첨단지식수준과 함께 발전해나가는 컨벤션 전시산업은 곧 한반도의 미래가 달린 성장산업이다. 우리는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컨벤션센터 건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접어두고 이 분야에 대한 범국가적 마스터플랜을 세워나가야 할  때이다.

시기를 놓치면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에게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분야를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를 맞게 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자체가 적지 않은 경제적 적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제주컨벤션센터는 도민이 주주가 되어 건립할 정도로) 컨벤션센터를 건립해나가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물론 무모하게 대형 시설을 투자하기 전에 앞서 지적한 문제점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최적의 위치에 가장 적당한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만들어 중심센터로서 활용하고 아끼며 중앙정부는 전략적인 지원책을 강구하는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남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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