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출간과 함께 마지막 고별무대 펼치는 나나 무스꾸리
'천상의 목소리'로 사랑과 인생을 노래하는 가수
▲ 자서전 책 표지나나 무스꾸리 ⓒ 문학세계사
1934년에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났으니까 우리 나이로 올해 일흔네 살이다. 칠순을 넘은 할머니로 인식될 수 있지만, 60년대부터 그녀의 노래를 들어왔던 사람들에게 나나 무스꾸리의 자서전은 과거를 회상하는 추억의 매개체가 될 것이다.
과거 우리처럼 그리스에도 남아선호사상이 있었는지, 나나 무스꾸리의 아버지는 두 번째 아이로 태어난 딸을 무척 서운해 했다고 한다. 그는 ‘무스꾸리’라는 이름을 이어갈 아들을 원했지만, 딸인 것을 알았는지 그녀가 태어날 때 도박장에 있었다고 한다. 자기 피붙이가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날 때 도박장에 있는 아버지라니!
그렇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썼다. 아버지가 도박에 빠진 것은 노름이 좋아서였지, 돈을 따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다음부터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던 나나 무스꾸리. 그 피는 자기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져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기쁨을 위해서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나나 무스꾸리는 ‘천상의 목소리’, ‘그리스의 영혼’ 등으로 불린다. 그만큼 그녀의 목소리는 가수로써 타고났다. 그녀는 처음에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그리스 음악원에 칠 년 동안 공부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재즈밴드에서 노래하면서 학교를 그만둔다. 이 무렵 그리스의 유명한 작곡가 마노스 하지다키스의 눈에 띄어 1958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이듬해에 ‘그리스 음악제’에서 대상과 차상을 수상했다.
이후 독일과 미국, 프랑스와 영국 등 나나 무스꾸리는 전 세계를 돌며 순회공연과 앨범을 발표, 지금까지 4억 장 이상의 앨범 판매와 골든 디스크 300회 수상기록으로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다.
<나나 무스꾸리 자서전-박쥐의 딸>에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만난 저명인사와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다. 나나 무스꾸리의 노래를 들으러 아테네의 어느 클럽을 찾아온 세계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시작으로 헤리 벨라폰테, 프랭크 시나트라, 밥 딜런, 샤를르 아즈나부르 등 음악인과의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마를린 디트리히, 오드리 헵번 등 영화배우와의 일화도 빼놓을 수 없고, 이밖에 유럽 어느 왕실에서 있었던 공연에서의 일화 등은 나나 무스꾸리의 인간적 면모를 확인하게 한다.
▲ 나나 무스꾸리공연사진 ⓒ 소리엔터테인먼트
나나 무스꾸리의 세계 순회공연 마지막 종착역이 바로 우리나라이다. 지난 연말 우리나라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2008년 1월로 연기되었다. 나나 무스꾸리의 이번 공연은 50년 동안 노래를 해오면서 은퇴에 대한 생각은 단 일초도 해 보지 않았다는 그녀의 고별 무대이니만큼 기대가 크다.
하지만 작년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이 연기된 적이 있기에 약간의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도 나나 무스꾸리와 같은 나이에 멋진 공연을 했듯 그녀도 피날레를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
‘신년맞이 나나 무스꾸리 내한공연’ 일정은 1월 20일 서울을 시작으로 22일 성남, 24일 대구, 25일 창원, 26일 부산에서 가질 예정이다. 특이한 것은 태안 기름 유출사고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주민을 위해 무료 자선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서울이나 부산 가운데 1회 무료공연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니세프 친선대사 활동 등 사회 활동 공연에 큰 관심을 가져온 그녀는 태안 주민을 위한 무료 공연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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