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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태안 반도 겨울해변

한 돌맹이는 우주다

등록|2008.01.13 18:28 수정|2008.01.13 20:05

천리포 해변기름 띠를 벗고 있는 천리포 ⓒ 김홍섭


태안반도 겨울해변

갈매기 조용히 날고 하늘은 아직 푸르른데
우리 여기 모여 냄새나는 돌맹이와

검게 착색된 오염을 닦아낸다

우리의 양심을, 우리의 게으름을,

우리의 이기심과 교만을 닦아낸다
한없이 한없이….


한 돌맹이는 우주다,  내 삶이며 운명이다
한 줌의 모래는 그대의 살이며, 피며, 호흡이다
우리 자식들의 맥박이다


한 별로 우리가 여기와 한 숨의 바람으로 흔들리다
한 줌의 흙으로, 한줌의 모래로,

한 숨의 바람으로 또 돌아가리니

여기 우리 모여 한 아이의 얼굴을 닦는다, 한 생명을 닦는다
한 우주를 벗겨낸다.


우리의 나태를, 우리의 교만을, 우리의 욕심을
그만큼의 힘으로, 그만큼의 정성으로 다시 살려낸다
아무도 대신하지 못하는 우리의 운명, 우리의 생명
우리의 산하, 바다, 돌맹이, 우리의 흙, 우리의 모래, 우리의 눈물


한 별을 벗겨낸다
한 생명을 닦는다.

기름 제거 작업기름제거 작업중인 봉사자 ⓒ 김홍섭


작업중인 자원봉사자자원봉사 ⓒ 김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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