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 내놓은 설문조사에 '반대'가 없어 논란을 빚고 있다. SBS 측은 뉴스 홈페이지 <이슈 poll>에 지난 2일 부터 15일까지 '한반도 대운하 정책'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SBS 측은 대운하 정책에 대해 '준비 되는 대로 착수해야', '국민 공감이 먼저',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제시하고 반대와 관련된 보기는 제시하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나온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추진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한반도대운하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대운하 추진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질오염·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한반도 대운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와 같은 설문조사에 대해 누리꾼들은 블로그, 다음 아고라, <이슈 poll>홈페이지 등에 글을 올리며 SBS의 경솔함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슈 poll> 홈페이지 아이디 toupto는 "왜 반대가 없습니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4번 무조건 반대"라고 주장했고, 아이디 qkrwnsdnd1는 "(반대의 의견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니 우리나라의 여론을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얼렁뚱땅 국민들이 찬성 의견에 지지했다고 말하지 말고, 반대의견을 넣어 재투표하자"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다음 아고라 아이디 이건 아니야는 '동일한 타 언론 조사에서 대운하에 대한 반대의견이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SBS는 반대의견이 없는 황당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이 설문조사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보기 중 '국민공감대 형성이 먼저'는 반대라고 보기 어렵기도 하고, 찬성같기도 하고 아주 애매한 문구'라며, '조건부 찬성이라고 볼 수 있기에 어찌보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아울러 그는 'SBS의 자체 온라인 투표 결과에 의하면 참여자의 23%는 즉시 착수를 76%는 국민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참여자(99%)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라는 보도가 나갈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13일 오후 7시 까지의 투표결과 총 투표자수 2518명 중 '준비되는 대로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432명(17%), '국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의견이 2027명(80%),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68명(3%)로 나타났다.

SBS 뉴스 측은 이 설문조사가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되자 오늘 오후 <이슈 poll>의 메인질문을 '헌재의 이명박 특검법 합헌 결정으로 추진되는 수사 결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