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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2호선 연장선 타고 첫 나들이

등록|2008.01.14 11:22 수정|2008.01.14 11:22

양산역 내 풍경...사람들이 지하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이명화


지난 10일 부산지하철2호선 연장선이 개통된 후 12일 처음으로 타고 부산까지 다녀왔다. 부산지하철2호선 연장선은 현재 종점인 양산역에서 남양산역을 거쳐 부산대양산캠퍼스역, 증산역, 호포역까지 호포역에서 8킬로미터 구간으로 4개역과 1개 회차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개통된 역은 남양산역과 양산역 2개역으로, 증산역과 부산대양산 캠퍼스역은 순차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이 지하철은 종점 양산역에서 호포역을 거쳐 2호선 종점인 장산역까지 이어준다.

서울, 경기지방 등 다른 지방에서는 눈이 오던 이날, 이곳엔 비가 내렸고, 기온은 뚝 떨어져 을씨년스러운 날 지하철을 타고 부산까지 나들이를 가기로 하였다. 부산 서면 일대에 있는 서점들을 둘러보고 사고 싶은 책을 몇 권을 사기로 했던 것이다. 양산까지 연장 개통된 부산지하철2호선을 타고 가는 첫 나들이인 셈이다.

양산 역 내 풍경 ⓒ 이명화


양산역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 생긴 지하철은 양산시민들에게  반응이 아주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부산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 호포역에서 내려서 다시 2호선 지하철을 타고 서부산쪽으로 가야했다. 동부산 쪽으로 가려면 버스를 이용해 노포동역이나 범어사역 등에서 내려 지하철1호선을 이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하철 개통으로 서부산 방향으로 가는 길은 가까운 양산역에 가면 바로 지하철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산과 양산을 잇는 교통이 훨씬 원활해져 앞으로 기대가 된다.

양산역...바깥 풍경... ⓒ 이명화


예전에 내가 살던 곳에는 가까운 곳에 서점이 있어 자주 서점 창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자주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나 집에서 가까운 양산에서 가장 크다는 서점을 찾았던 나는 읽을 만한 책이 없어 실망하고 좀처럼 가지 않게 되었다.

서점은 크고 책은 많아 보이는데 정작 볼 만한 책이 없었다. 모처럼 새로 생긴 지하철을 타고 부산 가는 날, 서면 일대에 있는 서점들 위치를 파악해 놓고 가끔 부산에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모처럼 남편이 쉬는 날, 함께 지하철을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드디어 지하철이 스르르 미끄러지듯 기다리는 우리들 앞에 섰고 보호 유리문이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탔다.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지하철 안은 꽉 찼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오전 10시 25분에 양산역에서 출발, 남양산을 거쳐 부산대양산캠퍼스역과 증산역은 쉬지 않고 바로 통과해서 호포역을 거쳐 여러개의 역을 거쳐 서면역에서 하차했다. 여기까지 50분 정도 소요되었다.

서점...... ⓒ 이명화


오늘은 서면에 있는 서점 순례를 하는 날이다. 우선 영광도서로 갔다. 부산에 있는 서점 가운데 책이 가장 많다는 영광도서는 4층으로 되어 있고, 빼곡하게 책이 많아 좋은 반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아쉽다.

영광도서에서 얼마쯤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맞은 편 서면시장 내 2층에 위치한 육일도서로 향했다. 육일도서는 기독서점이며 시장 안에 자리하고 있다. 육일도서에서 기독서적들을 두루 살펴보다가 다시 밖으로 나와서 손칼국수집으로 향했다.

서면 시장안에 있는 칼국수 집에 앉아 칼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 이명화



만두...맛있게 먹었다... ⓒ 이명화



닭꼬지..빙빙 돌아가며 고루 익어가는 닭꼬지... ⓒ 이명화


시장 안에 있는 손칼국수집은 나이 많은 아주머니 혼자서 하고 계셨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사람 사는 냄새나는 활기 넘치는 서면시장을 돌다가 손만두 집에서 찐만두를 1인분 더 시켜 먹었다. 오랜만에 나온 서면거리는 사람,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서면 시장에도 거리에도, 지하도에도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나이 탓일까.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이런 곳에 오래 있다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서면 거리...를 활보하며... ⓒ 이명화



서면 지하상가...많은 사람들...앞엣 사람 머리밖에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걷다 ⓒ 이명화


거리를 덮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젊은이들이었다. 홀린 듯 걸어가는 젊은이들에게 손을 잡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마치 동화 속 이야기에 나오는 피리소리를 따라 나온 쥐들처럼 뭔가에 사로잡힌 듯 어디론가 휩쓸려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며 우리는 교보문고로 향했다.

교보문고는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첫 이미지는 마치 백화점에 온 듯한 느낌이다. 서점 건물 안은 넓고 사람들이 앉아서 쉬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곳곳마다 마련되어 있었다. 2층 한쪽에는 아담한 커피숍도 마련되어 있어 약속 있는 날, 이런 곳에서 만나는 것도 좋을 듯 했다.

낙동강지하철 안에서 바라 본 낙동강...날이 흐려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 이명화


약속보다 일찍 오거나 약속시간이 다 되어도 사정으로 인해 기다리는 사람이 늦게 오게 되었을 때 책을 읽으며 기다리면 시간이 아깝진 않을 것 같았다. 서면 일대에 있는 서점들을 둘러보고 칼국수에 닭꼬지, 만두, 햄버거 등을 먹는 즐거움까지, 모처럼 여유를 부리며 거리를 걷노라니 시간이 어느 새 오후 4시가 훨씬 넘어버렸다. 이제 다시 집으로 가야한다. 서면역에서 2호선지하철을 탔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타서 빈 자리가 거의 없더니 얼마 안가서 점점 지하철이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양산역부산에서 양산역까지 다시 왔다...많은 사람들이 에스켈레이터로 내려오고 있다. ⓒ 이명화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보면 금곡에서부터 호포까지 짧은 구간에는 언제나 낙동강을 볼 수 있어 좋다. 넘쳐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긴 띠를 이루고 흐르는 낙동강을 지하철 안에서 보다보면 호포역에 도착한다. 호포역에서 내려서 몇 분 정도 기다려 다시 양산역 종점까지 가는 지하철을 타고 양산역에 내렸다. 8~9분 정도 걸렸다. 양산과 부산을 잇는 가교 지하철2호선 양산선을 타고 나선 첫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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