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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미소

꽃 창살이 웃음을 닮아있어

등록|2008.01.14 16:34 수정|2008.01.14 16:34
천수천안 부처님의 모습이 인자하다. 인자하고 자비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 안아준다.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에 안긴 것처럼 그렇게 감미로울 수가 없다. 부처님의 얼굴에 그득 넘쳐나고 있는 미소가 환한 빛으로 다가온다.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천수천안부처님 ⓒ 정기상


천수천안 부처님은 금산사에 위치하고 있다. 겨울 산사를 찾았다. 겨울의 한적함과 여유가 산사를 더욱 더 고즈넉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소리는 어디론가 실종이 되고 시각이 앞서게 된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가고 있는 시냇물도 마음 안으로 들어온다. 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천수천안 부처님의 미소가 그렇게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가 없다. 천수천안보살이란 관음보살이 과거세(過去世)에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천 개의 눈과 손을 얻으려고 빌어서 이룬 부처님을 말한다. 부처님의 미소를 통해서 가슴이 훈훈해진다. 겨울 산사를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당간 지주역사 ⓒ 정기상


금산사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에 위치하고 있는 14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찰이다. 대한 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로서 전라북도 지역의 불교 중심지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절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사찰 내에는 수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역사적인 사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보물 제 62호로 지정된 미륵전은 견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고 1400년 기념관에는 진표 대사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도를 얻기 위하여 정진하였다는 설명에 걸어온 지난날을 돌이켜보게 한다. 뜻을 세우고 성취하가 위하여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미륵전견훤 이야기 ⓒ 정기상


금산사에는 보물급 유물이 많다. 해탈교를 건너 천왕문을 지나면 당간 지주가 들어온다. 보물 제28호인 당간 지주는 오랜 역사를 증명해준다. 1400주년 기념관의 계단을 지나 올라서면 정면에 대적광전이 보이고 우측에는 보물 제 62호인 웅장한 미륵전이 보인다. 3 층으로 된 건물이지만 그 안에는 미륵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대적광전 왼쪽으로는 보물 제 828호인 석등과 보물 제 827호인 대장전이 있다. 또 보물 제22호인 노주가가 있고 보물 제23호인 석련대가 있다. 미륵전 쪽으로 보물 제27호인 육각다층석탑의 검은색이 유난하다. 문화재에서는 조상들의 생각들이 배어 있어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간다.

창살꽃 ⓒ 정기상


‘대적광전’ 현판의 글씨에서 힘을 느낄 수 있다. 석전 황욱 선생님의 글씨다. 시선이 현판에서 꽃 창살로 이어진다. 대적광전이 전면에 있는 문들의 창이 모두 다 꽃 창살이다. 꽃의 모양도 가지각색이어서 더욱 더 정감이 간다. 화려한 꽃무늬가 그렇게 우뚝할 수가 없다.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꽃 창살이 웃음을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웃음은 삶의 꽃이다. 웃음은 삶을 활기 넘치게 만들어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웃음은 그런 마법을 가지고 있다. 꽃 창살은 건물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우뚝하게 해준다. 웃음이 아드레날린 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엔도르핀을 촉진시켜 즐겁게 만든다.

흑빛육각석탑 ⓒ 정기상


겨울 산사는 웃음을 자아나게 해주었다. 650개 근육 중에서 231개의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웃음처럼 삶의 여유를 심어주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겨울 산사를 찾게 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문화재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덤이고 내 인생을 반추할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산사의 멋에 젖어 여유를 즐겼다.<春城>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금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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