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땅도 태안 바다도 울었다
[현장] 어민 고 이영권씨 가는 길에 1만 여 군민 애도
▲ "태안 사람 살려내라!"영결식에 참석한 군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신문웅
이씨는 평생 키우던 굴 양식장이 갑자기 몰려온 기름띠 앞에 까맣게 말라 죽자 자신의 가슴속은 더 새까맣게 탄다며 눈물을 흘리다 세상을 떠났다.
태안군 개청 이래 첫 군민장인 장례식장을 찾은 군민들은 상복 대신 방제복을 입고 머리에는 '생존권 보장'과 '투쟁' 머리띠를 둘렀다. 이들은 고 이영권 씨 유가족이 영정 사진을 앞세우고 영결식장에 도착하자 일제히 일어나 맞이했다.
▲ "아버지!"고 이영권선샹의 가족들이 아버지 영정에 헌화를 하고 오열을 하고있다. ⓒ 신문웅
이어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고, 누가 우리를 지키는 울타리냐"며 "엄청난 사고를 낸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고, 진정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삼성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어 진태구 태안군수, 이용희 의장, 문석호 국회의원의 조사와 이충경 의항 어촌계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어 딸 이난숙씨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김진묵 공동위원장이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특별법 조기 제정, 삼성의 무한 책임과 배상 약속' 등을 촉구하자 참석 태안군민들도 일제히 구호를 외쳤다.
▲ 운구 핼렬에 2000여명의 군민들이 함께했다. ⓒ 신문웅
상여 행렬은 태안군자율방범연합대 대원들의 호의를 받으며 태안군청을 출발 외곽도로를 거쳐 태안해양경찰서에 도착했으나, 주차장에서 노제를 지내도록 한 조치에 어민들이 반발해 1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태안해경이 경찰서 안으로 상여를 잠시 들어오게 하자 대치가 풀렸고, 소원면 의항리 십리포 해변에서 각각 노제를 지내고 장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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