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 분신... "앞으로 반복되지 말란 법 없다"
피해주민 집단 시위 현장, 생계 위협에 비관적 생각 난무
▲ 태안읍 신터미널 인근 도로에서 열린 집단시위에 참가한 피해지역주민들. ⓒ 정대희
고 이영권씨의 군민장이 치러진 지 4일만이다. 이날 시위 현장은 지난 14일 태안해경에서 풀지 못한 한풀이를 하겠다는 듯 피해지역 주민들은 그야말로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또한, 기름 유출사고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최대 보상액인 3000억원에 대해서도 피해지역이 광범위하여 실제로 보상받게 될 금액은 거의 전무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들도 오갔다.
▲ 생선은 기름, 어민은 눈물기름범벅된 생선를 들고 신음하며 울부짓고 있는 피해지역 주민 모습 ⓒ 정대희
▲ 기름범벅된 수산물들을 보고 신음하듯 울부짓고 있는 피해주민. ⓒ 정대희
또한, 박아무개씨는 “삼성이 국내 최고의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이번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꼬집으며 “검찰은 철저한 진실규명을 통해 대기업의 중과실을 입증해 내야 한다”며 “만약 대기업의 눈치를 살피며 경미한 처벌로 이번 사고를 종결시키려고 한다면 태안 피해지역 주민들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시위 전부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고조된 분위기는 시위 중반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대위원장의 발언 도중 피해지역 한 주민이 분신 자살을 시도하면서 최고조에 도달, 폭발하고 말았다.
지아무개씨의 분신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피해지역주민들은 지씨의 분신자살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지씨의 분신자살에 대해 이아무개씨는 예견된 결과라며 “실제 피해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것보다 더욱 극심하다”며 “뾰족한 대안 마련 없이 장기화되고 있는 피해보상 문제 앞에 살길이 막막한 피해주민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은 심정이 든다”고 울먹이며 “앞으로 오늘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란 법은 없다. 정부와 대기업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적극 대응할 거냐?”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한편, 이날 40여명의 경찰이 시위 주변 현장에 있었음에도 지씨의 분신이 있던 무대 인근에는 병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아 사고 발생을 저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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