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략·당 차입금... 창조한국당 '내홍'
김갑수 대변인 "당에 희망없다"사퇴... '독자노선' vs '연대' 갈등 증폭
▲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김병만
대선과정에서 창조한국당의 핵심으로 활동했던 그는 "그동안 매일 좌절했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공동대표는 그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노선 고수" vs "통합신당과 연대해야"
김 대변인은 문 대표가 대통합민주신당 등과 어떤 연대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데에도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독자노선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세력은 창조한국당으로 들어오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당내 반발이 크다"고 전했다. 김영춘, 정범구 최고위원과 김 대변인 등은 통합신당과의 연대, 특히 제3지대에서 통합신당 수도권개혁파와의 연대를 주장했으나, 문 대표는 전재경 최고위원의 '독자노선'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또 문 대표의 총선출마 여부도 논란거리가 됐다. 김 대변인 등은 문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낙선을 각오하고 지역구에서 출마해야 신인들의 출마를 끌어낼 수 있고, 비례대표 원내진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문 대표 쪽은 전체 선거판 지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례대표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재경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창조한국당은 문 대표가 다보스포럼에서 돌아온 뒤인 이달 말에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문 대표가 쓴 대선자금 일부 당차입금 전환 논란
▲ 김갑수 전 창조한국당 대변인.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김 대변인은 김영춘 최고위원과 함께 대선 직후 문 대표의 측근인사들로부터 선거자금 유용에 대한 의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가 유세차량 계약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전주를 방문해 실사를 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김 대변인과 김영춘 최고위원 등은 문제를 제기한 측근인사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당의 공당화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1월 초에 두 사람이 당직을 맡아 복귀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 대표가 대선과정에서 쓴 자금의 일부를 당의 차입금으로 전환하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문 대표가 개인 재산으로 90억원 정도를 썼다고 말해왔는데, 이제 와서 당의 차입금으로 한다는 것은 그 돈을 돌려받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한달 넘게 무급으로 자원봉사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임금도 당의 차입금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후보도 많은 돈을 쓰면서 노력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그를 도왔던 것"이라며 "또 문 대표가 개인재산을 많이 썼다고 해서, 대선직후 당원이나 지지자들이 5억원 가까이 모금을 한 것은 또 뭐가 되느냐"고 말했다.
김영춘 최고위원 등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
이에 대해 문 대표와 함께 당에 들어온 전재경 최고위원은 "처음에 문 대표가 선거자금으로 내놓은 30억원을 초과해 사용된 자금중 45억원 정도가 차용증을 쓰고 당이 빌려가는 형태로 처리됐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는데, 이 돈을 당의 차입금으로 정리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논란"이라며 "이 돈을 차입금으로 할지 문 대표 개인이 낸 돈으로 할지 결정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전했다.
전 최고위원은 사견을 전제로 "당의 사당화를 비판하는 쪽에서 오히려 차입금으로 처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며 "대선 때 쓴 돈을 전부 문 후보에게 부담시키면 (오히려) 사당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논란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대선 결과가 좋아서 선거자금을 환급받으면 문 대표에게 돌려주겠다는 생각에서 차입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안다"며 "문 대표가 전 재산을 쓴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대로 이를 보전해야 줘야 하는데, 차입금으로 해놓는다고 해도 갚는다는 보장도 없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문 대표가 사재를 털어넣은 대선자금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 대변인이 사퇴하면서 김영춘 최고위원 등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받고 있다. 그는 현재 "대선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냈기 때문에 자숙하고 있다"며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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