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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 해 먹는 쌉싸래한 인삼버섯튀김

등록|2008.01.23 08:50 수정|2008.01.23 08:50
대전엔 이틀째 날이 궂어요. 함박눈이 오는가 하면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진눈개비가 내리기도 합니다. 흐린 날씨에 마음도 우중충하고요. 사람들은 우산을 받쳐들고 거리를 오갑니다. 해가 떨어지니 바람마저 쌀쌀하게 붑니다.

튀김용으로 산 버섯한 봉지를 다 풀어놓은 양이에요. 너무 적나요? 다른 야채랑 섞으면 돼요. ⓒ 한미숙


오늘 같은 날. 장을 미리 봐두지 않은 냉장고가 허전합니다. 야채박스를 뒤져보니 '튀김용버섯'이 눈에 띄는군요. 크기도 작은 것으로만 담아 파는 새송이버섯입니다. 튀김용으로 나온 버섯이기에 튀김을 해볼까 하다가 왠지 버섯 한 가지로는 썰렁했습니다. 그냥 습관이 붙어 냉동실 문을 열고 살펴보니, 아하! 눈에 쏙 들어오는 게 보입니다. 언젠가  큰시누(형님)에게 얻어와 손질해둔 인삼작은뿌리가 비닐봉지에 담겨 얌전하게 누워있었답니다.

인삼잔뿌리와 데친 새송이버섯냉동실에서 나온 인삼잔뿌리에 얼음이 군데군데 섞여있어요. 오늘 튀김으로 요긴하게 쓸 거에요. ⓒ 한미숙


▲ 양파와 당근을 채 썰어놨는데, 당근이 너무 작네요. 그냥 색깔내는 데만 쓰일 정도에요. ⓒ 한미숙

튀김 하면 느끼하다는 생각에 즐겨먹지는 않지만 인삼을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일 것 같아 큰 맘 먹고 튀김을 하기로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씽크대 한 켠에 굴러다니는 당근쪼가리와 양파도 채썰었습니다. 새송이버섯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서 물을 뺐습니다.

반죽하기재료와 튀김가루로 반죽해놨어요. 이제 한번 튀겨볼까요? ⓒ 한미숙

인삼과 데친 새송이버섯, 양파와 당근채를 튀김가루와 골고루 섞어 적당히 반죽을 하면서 소금으로 간을 해놓고는 가스레인지 위에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붓고 열이 오르기를 기다렸습니다.

'차르르르~'소리까지 맛있어요! ⓒ 한미숙


한 젓가락 크기만큼 달궈진 기름에 떨어뜨리니 '차르르르~ ' 튀겨지는 소리가 벌써 입맛을 당깁니다. 쌉싸래한 인삼이 버섯과 당근 양파랑 한몸이 되어 맛나게 익어가는 중이죠. 입 속에서 바삭바삭 씹히는 따뜻한 튀김. 궂은 날 먹어보니 더 맛이 좋습니다.

게다가 인삼이니 몸에도 좋습니다. 다른 음식에 넣으면 골라내는 인삼을 이렇게 다른 야채와 섞어 튀김으로 해놓으니 인삼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이들도 참 잘 먹네요. 먹고나서 쌉싸래한 뒷맛이 개운하고 그래서 자꾸 먹고싶어집니다.

▲ 푸른 색을 내려고 대파이파리 조금 넣었더니 훨씬 보기 좋아요. 대파가 요즘 비싸서 '쬐끔' 넣었어요. 보기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고 넣길 잘 했어요. ⓒ 한미숙


새송이 튀김용 버섯은 우리동네 마트에서 한 봉지에 1500원 주고 샀습니다. 인삼은 얻어온 것이고, 야채는 꼭 당근과 양파가 아니어도 좋을 듯 해요. 깻잎과 대파를 넣으면 푸른 색이 한결 산뜻해 보일 수도 있겠다 싶구요. 궂은 날 해 먹는 튀김요리, 식구들은 '다음에 또'를 기대합니다.

▲ 따뜻하고 바삭바삭한 인삼버섯튀김, 같이 드실래요? ⓒ 한미숙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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