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의 철학자들은 "유사 이래로부터 인간의 관심은 오로지 인간에게만 집중돼 왔다"라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이 진술이 2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 바로 한국의 블로거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흥미롭다.

최근 인기 있는 '블로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블로거 사이트 '티스토리'와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꼼꼼히 살피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의외의'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블로거들은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

두 블로그 사이트를 관찰한 바에 따르면 블로그 자체를 블로깅의 주제 혹은, 소재로 삼는 블로거들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블로그' '블로거' '블로깅'이란 단어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했고, 그 생경함은 아직도 여전하다.

그런 까닭에 블로그와 블로거의 정의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블로깅 테크닉, 자신의 블로그를 보다 가치 있게 유지하는 방법, 심지어는 블로그에 쓰는 글의 적절한 분량까지가 블로거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다시 말하면, '블로그를 어떤 방식으로 명확하게 개념 정리해 어느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가'라는 것이 2008년 1월 현재 블로거들의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돋보이려면 전문성이나 재미, 글 솜씨 갖춰라

그렇다면 '블로그 그 자체'에 지극한 관심을 쏟고 있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해답은 "전문적인 식견을 연마해 재미있게 써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티스토리와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하루 수십 차례 반복해 드나들며 얻은 실질적 조언이기도 하다.

두 블로그 사이트 모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로거는 이른바 전문가 그룹이다. 의사 혹은, 요리사 또는, 군사·IT전문가 등이 운영하는 블로그는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그 직종이 가진 전문성 탓에 내밀한 지식의 깊이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동료 블로거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정보의 힘'으로 파워 블로그의 반열에 들었다면, 영화나 음악, 드라마나 공연예술 등의 리뷰가 자주 게재되는 블로그는 운영하는 사람의 '글 솜씨'가 인기의 관건이다.

보통 사람들은 문화예술을 즐기는 소비자에서 그치지만, 이들은 자신만이 경험한 특별한 느낌을 기록해 두는 것으로 블로그의 가치를 높인다. 비단 개별 블로그 사이트만이 아니라,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도 이 공식은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덧붙여,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명쾌한 글쓰기로 풀어내는 이들도 보통의 블로거들이 누릴 수 없는 인기와 예상을 뛰어넘는 환호를 경험하게 된다. 그 글쓰기의 방식이 '합리적이며 보편타당할' 경우는 물론이고, 몇몇 경우엔 '냉소적이고 공격적인' 블로깅도 인기와 환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자신의 집(블로그)을 짓고 있는 블로거 중 '올블로그 어워드 2007 톱100 블로그'에 선정된 이는 모두 4명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리라'(운영자 옵저버), '고민하고 토론하고 사랑하고'(운영자 몽양부활), '양을 쫓는 모험'(운영자 박정호), 곰PD의 전쟁이야기(운영자 곰PD) 등이 바로 그것.

재론의 여지없이 이들의 블로그는 앞서 언급한 '전문성'과 '재미', '글 솜씨' 중 최소한 하나 이상의 요소를 갖추었고, 인터넷상에서 누리는 4명 블로거의 인기는 바로 거기에 기인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