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태 청도군수 구속...관련자 19명 구속
경찰 "돈 살포, 때와 장소 가리지 않아"
▲ '구속되는 정한태 청도군수' 정한태 청도군수가 영장이 집행돼 고개를 숙인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 정창오
정 군수의 직무집행은 검찰이 기소하는 순간 즉시 중지되고 청도군은 군수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이울러 정 군수가 향후 재판과정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정 군수는 실질심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특히 고인이 되신 분들께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한 후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심사실로 향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정 군수의 돈 살포는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적인 범죄행위라는 것. 정 군수는 이미 구속된 선거브로커인 K(42)씨와 함께 자신의 이니셜을 딴 ‘JHT 2007 PROJECT BRIEF’란 선거전략을 세운 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선거운동원과는 별도로 사조직을 만들어 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군수가 선거 2개월 전에 이미 사조직 선거사무실을 운영했으며 700여명에 달하는 사조직을 완성한 뒤 이들에게 읍·면책임자 100만원, 구·동책의 경우 50만원과 20만원을 각각 활동비로 지급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세대 당 투표자가 2명 이상의 집에는 10만원을, 1표만 있는 집에는 5만원씩 지급했는가 하면 자체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일부 지역에 선거 당일에만 6천여만 원을 집중 살포한 혐의도 드러났다.
이렇게 뿌려진 돈이 경찰에서 확인된 것만 6억여 원에 대상자만 5천여 명에 달하고 사건과 관련돼 19명이 구속됐으며 현재 영장신청자 3명, 불구속 66명 등 무려 88명이 검거되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예 돈 선거를 하자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은 발생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돈을 뿌리면서 때와 장소도 따로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부정선거에 대한 감시시스템의 근본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 군수의 돈 살포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의 객실과 주차장, 논과 밭, 국도변, 승용차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으며 밤과 새벽은 물론 대낮에도 돈을 돌리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정 군수의 구속영장 집행으로 청도군수 재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 군수가 계속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 군수가 사퇴하지 않는 이상 상당기간 재선거 없이 권한대행체제로 유지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한편 정 군수는 구속된 상태에서 추가조사를 위해 경산경찰서에 신병이 넘겨져 설연휴 직후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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