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대못뽑기', '내 자리 챙기기'는 예외?
'낙하산·코드 인사'로 비판했던 장관 정책보좌관제 현행 유지
▲ 박명재 행자부장관이 25일 국회 행자위 전체회의에 출석, 인수위원회에서 제안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왼쪽은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TF팀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조직개혁 후속추진단은 장관 정책보좌관 제도에 대한 수정이나 보완 없이 현행대로 보존할 예정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초반 정책보좌관 제도에 대해 "내년 총선을 의식한 인사정책"이라고 비난했던 한나라당이 문제가 될 만한 제도에 대한 수정 없이 유지하는 것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인수위 측은 "대부(大部) 대국(大局) 체제에서 장관 정책보좌관은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과거 자신들이 비난했던 제도를 정권이 바뀐 뒤에 없애지 않는 것은 '자기 자리 챙기기'를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을 받을만하다.
참여정부가 만들어 놓은 각종 제도와 인사에 대한 '대못뽑기'를 공언하고 있는 인수위가 자신들의 '자리'가 걸려있는 분야만은 예외로 하는 것이다.
정책보좌관 제도는 국무위원이 기관장인 부처에 정책 전문성을 갖춘 2~4급 일반직 공무원이나 이에 준하는 계약직·별정직 공무원을 임명하는 제도다. 정책보좌관은 장관이 필요에 따라 임용을 결정하는 것으로, 부처별로 기용 여부와 인원수 등을 정한다. 지난해 정책보좌관을 아예 기용하지 않은 부처도 있다.
이상배 의원은 "장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코드인사로 전락"
중앙인사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르면, 장관이 자체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중앙인사위, 학계 등의 추천을 받아서 적격의 인력을 유치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의 측근, 의원 보좌관들이 기용되면서 제도 도입 초기부터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라며 입방아에 올랐다.
실제로 이상배 한나라당 의원이 2006년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부처 전·현직 정책보좌관 84명 중 39명(46.4%)이 청와대와 여당의 보좌관이나 당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장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코드인사로 전락됐다"며 "임용 전 이들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초기에도 정책보좌관 제도에 대한 한나라당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문제점 3가지를 꼽으면서 행정부처 정책보좌관제 신설에 대해 "내년 총선을 의식한 인사정책"이라고 질타했다.
임인배 당시 수석부총무는 "386인사들을 각 부처에 배치, 청와대 사조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며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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