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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수 재선거, 낙선후보들은 깨끗하나?

경찰, “현재로선 직접 제보나 정황증거는 없다”

등록|2008.01.25 16:44 수정|2008.01.25 16:44

▲ 정한태 청도군수가 구속돼도 금품살포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낙선한 후보들의 금품선거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북경찰청은 24일 저녁, 공식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는 제보나 증거가 없다"며 발을 빼는 모습이다. ⓒ 정창오

군수 재선거 과정에서 수억 대의 금품이 유권자에게 뿌려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현직군수가 구속되고 선거운동원 등 22명이 구속되거나 영장신청 중인가 하면,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주민 등 모두 88명(66명은 불구속)이 경찰에 검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청도.

일단 정한태 청도군수의 구속집행으로 사건의 매듭이 조여지는 형국이 조성되고, 경찰도 주민 2명이 자살하는 등 불안에 빠져든 주민들의 심리를 고려, 수사를 가능한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상황은 미지수다.

우선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증거와 이미 구속되거나 사법처리된 사람들의 진술에 의해 확인된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경찰이 무작정 덮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경찰이 24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수억원의 돈이 5000여 명에 전달됐다고 한마당에 수사확대는 불가피한 상태다.

물론 경찰의 주장대로 자수를 해오는 주민들에게 최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낮추는 등 과거 봉화군의 예처럼 주민들의 불안 심리와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는 이미 검찰과 협의해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 군수와 치열한 표 대결을 벌였던 다른 후보들에 대한 소문 등 돈 선거 가능성에 대한 일부의 지적도 경찰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대해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제보나 정황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한다거나 안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무기명으로 들어온 다른 후보자의 금품살포 제보는 있었으나 조사결과 이 제보는 이미 구속된 정한태 군수 측근의 컴퓨터로 작성됐음을 확인했다”며 제보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정 군수의 금품살포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된 초기만 해도 누구는 몇 억을 썼다느니, 또 다른 누구는 몇 십억을 썼다느니 하는 소문이 청도주민들 사이에 파다했으며 언론의 관심도 이 부분에 주목하기 시작하고 있다.

청도군 화양읍에 사는 김 아무개(68)씨는 “사실 청도의 분위기가 선거와 관련해 아무도 말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보니 그렇지 선거기간에 나 떳떳하다고 할 수 있는 후보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이곳의 여론”이라고 말했다.

또 재구청도군의 한 관계자도 “지난 재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은 청도군민들에게 심대한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라며 “막말로 돈을 뿌린 후보나 그런 선거 풍토를 차단하지 못한 다른 후보자들이나 군민들에게는 밉기는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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