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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모델이 되다

140일에 100일 사진을 찍다

등록|2008.01.27 11:37 수정|2008.01.27 11:37
백일 사진, 그 준비의 험난함이여!!미루고 미루던 백일 사진을 찍으러 가는 날입니다. 일주일 전에 인천에 있는 모 백화점 2층의 스튜디오에 예약을 한 날이 바로 어제 26일이었지요. 오늘을 위해 민애는 엎어져 두 팔로 버티는 연습을 해야 했답니다. 그렇게 해 달라고 스튜디오에서 부탁을 하더군요.

▲ 백일사진을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는 민애의 모습 ⓒ 김종신

 아직 뒤집기도 못해본 민애는 엎어져 있는 것이 매우 힘든가 봅니다. 그러나 조금씩 연습을 시켜야했지요. 백일 사진 찍으러 갔다가 스튜디오에 가서 고생 많이 했다는 말도 들었고, 또 사진 찍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는데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최단 시간 안에 명작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가슴은 아프지만 군대의 피티 체조에 버금(?) 가는 훈련을 하게 된 것입니다.  

▲ 이쁘게 보이기위해 앃은 민애 ⓒ 김종신

원래는 집에서 간단히 찍어 액자를 만들 생각이었지만, 두 부모님께 드릴 생각을 하니 솜씨없는 저 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겨 좋은 사진 드리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 스튜디오에서 찍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힘든 훈련의 과정을 거쳐 드디어 설렘을 안고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예약 시간이 오전 10시 반이라 서둘러 준비하고 나갔습니다. 9시에 좀 넘어 급하게 나오긴 했지만 저번처럼 아기용품을 빠뜨리는 실수는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쁘게 보이기 위해서 씼는 과정이 빠지지 않았죠. 감기 들까봐 머리 잘 말리고 옷 따뜻하게 해서 출발! 백일 사진, 별 무리 없이 찍어 드디어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울고 불며 건방지게 어른들을 야단(?)치지 않고 잘 찍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 딸의 피나는 연습도 큰 몫을 했겠지만, 아기 사진을 많이 찍은 분들이라 그런지 아주 능숙하게 낯가림이 심한 우리 아이를 (장모님 봐도 웁니다) 어르고 달래가면서 잘 찍더군요. 한 분이 바람을 잡으시고 한 분은 옆에서 보조해 주시고 사진작가분은 순간 포착 하시면서 찍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가 돌 듯 돌아가더군요. 

▲ 아기사진은 우리에게 맏겨라! 막강 트리오의 모습 ⓒ 김종신

 과정은 이랬습니다. 저희가 입고 간 옷에다 스튜디오에 준비된 모자를 하나 빌려 쓴 후 커다란 곰 인형의 다리에 눕혀 찍은 후, 곰 인형 사이에 앉아서, 마지막으로 연출사진이라며 웃통 다 벗기고 곰인형 다리에 눕혀서 한 컷 골라냈습니다.  

▲ 민애의 연출사진 장면 ⓒ 김종신

 위의 사진이 연출하는 장면인데요. 스튜디오가 그리 따뜻하지 않아 감기걸릴까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연습한 보람을 느끼게 하더군요. 근데 실체는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 연출 사진의 실체 ⓒ 김종신

 보기에 조금 민망하더군요. 연출된 사진만 보고 어르신들은 이쁘다고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조만간 드리게 될 액자 사진에서 볼 수 없는 그 뒷부분이 저런 줄 알면 씁쓸해 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근데 저 커다란 곰이 건방지게 지 발을 제 딸 민애의 발 위에 올려놓고 천연덕스럽게 웃고 있군요. 다음에 가면 혼내줘야 하겠습니다. 사진을 다 찍고 난 모델 뺨 칠 정도로 포즈와 표정을 완벽하게 연기해낸 민애를 위해 스튜디오와 같은 층에 있는 유아 휴게실로 갔습니다. 제 아내가 상으로 모유를 주고 기저귀도 갈아줄 겸 해서요. 수유를 다 마치고 기저귀를 갈고 나니 옆에 비슷한 또래의 친구가 있더군요. 그래서 기념으로 한 컷 찍어줬습니다.  

▲ 친구와 다정하게 한 컷 ⓒ 김종신

 이렇게 백일 사진 찍기 작전은 무사히 끝이나고, 저희 부부도 빈 배를 채우기 위해 6층 식당가로 가서 수제비와 칼국수로 아침과 점심을 동시에 해결하고 난 후 열심히 아이쇼핑을 한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민애가 엄마 아빠도 고생했다고 선물을 하나 주더군요. 뒤집기! 아, 감격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기와 같은 또래의 아기를 둔 부모님들 다들 이쁘게, 멋지게 키워보자구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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