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몰입교육이 영어몰입 기사로...
최근 사회면 기사의 대부분을 인수위의 교육 정책 관련 기사가 차지하고 있고, 그 교육 관련 기사의 대부분을 영어 관련 기사가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신문과 방송의 기사들이 영어에 몰입하고 있는 ‘영어 몰입 교육’에 관한 ‘영어 몰입 기사’가 넘치고 있고, 사회의 모든 관심사가 영어에 몰입되는 ‘전국 영어 몰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수위는 영어 교육정책에 대한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인수위는 사교육, 특히 그 중의 영어 사교육을 근절시키기 위해서 영어몰입교육을 선두로하는 새로운 영어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늘 인수위가 영어몰입교육을 검토하지 않았다고 발뺌을 했지만 국민들은 결코 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교사들 중에 이를 찬성하는 사람은 10%대이고, 이명박 당선인의 홈페이지는 10대 학생들의 항의로 난리가 나고, 오히려 학원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의 공언대로라면 학원이 망해야 하는데, 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내놓은 정책에 학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
인수위에 교육전문가는 없고, 특히 현장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는데, 이번 영어교육정책 내놓는 것을 보니 영어교육전문가도 없는 것 같다. 인수위가 영어교육정책 만드는데 참가한 영어교육 전문가는 몇 명이나 있고, 그렇게 용감 무쌍한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인수위가 내놓은 영어교육정책이 2만명에 이른다는 기러기 아빠와 펭귄 아빠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러기 아빠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교육개발원(KDI) 보고서에 의하면 입시위주 교육이고 영어는 극히 일부분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수능점수제 환원으로 변별력을 명분으로 하여 한 줄 세우기 입시교육은 더 강화시키면서, 영어 몰입교육을 하면 기러기 아빠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이건 모순 아닌가?
인수위원회가 수능에서 영어를 삭제하는 대신 새로운 영어 능력 시험인 한국형 토익·토플을 도입하여 1년에 4번씩 치르게 하면 영어 사교육이 없어지고 학생들이 수능 부담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1년에 한 번, 아니 평생에 한 번 치는 수능에 목을 매야 하는 학생들이 1년에 4번씩 수능을 치르는 꼴로 사교육을 폭발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뻔하지 않은가?
인수위는 새로운 한국형 토익·토플 시험은 점수 경쟁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등급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왜 그토록 수능 등급제는 악의 축으로 몰아서 반대하는가? 똑같이 대입 전형 요소로 사용할 시험인데 수능은 등급제가 안 되고, 새로운 영어시험은 등급제로 한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대학원생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나니 수업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심하게 비유하자면 영어능력이나 지식의 수준이 미국의 중학교 학생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학원생들이 이런데 초중등 학생들은 어떨까?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들이 말하는 국제적 인재가 과연 중학생 수준의 전문지식을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인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나라 중에 미국이나 영국의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 나라가 단 한 나라라도 있는가? 영어를 공용어 또는 제1언어로 채택한 이들 식민지 경험 등을 가진 나라 중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채택한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영어몰입교육은 사실상의 영어공용어화이다. 세계에 수많은 나라들 중 영어 공용화 국가가 아닌 나라 중에서 학교에서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나라가 도대체 어느 나라인가? 있다면 그들 나라의 학교 영어교육의 목표가 우리처럼 대학에 가는 점수 따기인 나라가 과연 어느 나라인가?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어쩔 수 없이 영어 공용어를 하고 나라들의 원주민(원래 그 땅에 살던 사람들) 중에 그 후 잘 살고 번성하게 된 민족 어느 곳이 있는가? (예를 들면 아메리카 인디언, 뉴질랜드의 마오리,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보리진, 싱가포르 원주민, 인도의 힌두족, 아프리카 토착원주민 등에서 이들이 자기 말을 버리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되어 번영한 민족은 어느 민족인가?) 그들 나라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나라들은 오랜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피눈물 나는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영어몰입교육 주장이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조선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만 사용하게 하던 조선어 말살 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을 때 한문이 있는데 왜 한글을 만드느냐고 반대하던 중화사상에 물든 사대주의자와 무엇이 다른가? 이들 주장대로라면 우리 나라는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겪었는데 해방 후 일본어 공용어화를 하자는 주장이라도 했어야 정당했단 말인가?
영어공용어가 아닌 나라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모든 학생들(일부 상위권 학생이 아닌 모든 학생)이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 몇 나라나 되는가? 그런 나라가 있으면 5개 나라만 이름을 대 봐라. 인수위는 사실도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가능한 것처럼 오도하여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것이 아닌가?
1년 사교육비의 절반인 15조가 영어사교육비라고 한다. 그리고 전세계 토익 응시자수의 절반이 우리 나라 사람이고, 토플 응시자수의 5분의 1이 또한 우리나라이다. 둘 다 부동의 세계 1위이다. 토익 점수에서도 비영어권 국가에서 우리 나라가 2005년과 2006년 연속 1등이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 나라가 영어 부족국가가 아니라 영어과잉 국가라는 의미 아닌가?
이명박 교육정책의 핵심 논리는 국가경쟁력 강화이고 그 국제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영어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부가가치 증대이고 그 부가가치의 대부분은 영어가 아니라 과학기술에서 나온다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며, PISA의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도 과학 성적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진정 국가경쟁력이 걱정되는 이명박 정부라면 과학기술 교육에 전력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과학기술 교육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없이 영어교육에만 올인하고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교육정책인가?
영어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지 숭배의 대상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정책 입안자들은 위의 질문들에 용감하게 답을 내놔야 한다. 영어능력은 국가경쟁력의 한 부분이지만 결코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조선말과 조선글 쓰는 한민족이 영어 못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기 나라, 자기 민족의 말과 글 홀대하고 남의 나라 말과 글 숭배해서 잘먹고 잘사는 나라 세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다.
다시 말한다. 영어는 도구이다. 도구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고 필요한 사람만 사용법을 배워서 쓰면 된다. 도구를 숭배하는 것은 우상숭배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것이다. 영어는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수단이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은 더 열심히 배우고, 필요없는 사람은 과감하게 그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 주자.
영어교육 루트를 이원화시키는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백년대계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에 대한 국민적 지혜를 모아가는 일이다. 인수위의 섣부른 영어교육 밀어붙이기는 중단되어야 한다.
최근 사회면 기사의 대부분을 인수위의 교육 정책 관련 기사가 차지하고 있고, 그 교육 관련 기사의 대부분을 영어 관련 기사가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신문과 방송의 기사들이 영어에 몰입하고 있는 ‘영어 몰입 교육’에 관한 ‘영어 몰입 기사’가 넘치고 있고, 사회의 모든 관심사가 영어에 몰입되는 ‘전국 영어 몰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수위는 영어 교육정책에 대한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공언대로라면 학원이 망해야 하는데, 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내놓은 정책에 학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는 것일까?
인수위에 교육전문가는 없고, 특히 현장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신문기사가 나왔는데, 이번 영어교육정책 내놓는 것을 보니 영어교육전문가도 없는 것 같다. 인수위가 영어교육정책 만드는데 참가한 영어교육 전문가는 몇 명이나 있고, 그렇게 용감 무쌍한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인수위가 내놓은 영어교육정책이 2만명에 이른다는 기러기 아빠와 펭귄 아빠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러기 아빠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교육개발원(KDI) 보고서에 의하면 입시위주 교육이고 영어는 극히 일부분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수능점수제 환원으로 변별력을 명분으로 하여 한 줄 세우기 입시교육은 더 강화시키면서, 영어 몰입교육을 하면 기러기 아빠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이건 모순 아닌가?
인수위원회가 수능에서 영어를 삭제하는 대신 새로운 영어 능력 시험인 한국형 토익·토플을 도입하여 1년에 4번씩 치르게 하면 영어 사교육이 없어지고 학생들이 수능 부담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1년에 한 번, 아니 평생에 한 번 치는 수능에 목을 매야 하는 학생들이 1년에 4번씩 수능을 치르는 꼴로 사교육을 폭발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뻔하지 않은가?
인수위는 새로운 한국형 토익·토플 시험은 점수 경쟁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등급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왜 그토록 수능 등급제는 악의 축으로 몰아서 반대하는가? 똑같이 대입 전형 요소로 사용할 시험인데 수능은 등급제가 안 되고, 새로운 영어시험은 등급제로 한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대학원생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나니 수업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한다. 심하게 비유하자면 영어능력이나 지식의 수준이 미국의 중학교 학생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학원생들이 이런데 초중등 학생들은 어떨까?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들이 말하는 국제적 인재가 과연 중학생 수준의 전문지식을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인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나라 중에 미국이나 영국의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 나라가 단 한 나라라도 있는가? 영어를 공용어 또는 제1언어로 채택한 이들 식민지 경험 등을 가진 나라 중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채택한 나라가 어느 나라인가?
영어몰입교육은 사실상의 영어공용어화이다. 세계에 수많은 나라들 중 영어 공용화 국가가 아닌 나라 중에서 학교에서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나라가 도대체 어느 나라인가? 있다면 그들 나라의 학교 영어교육의 목표가 우리처럼 대학에 가는 점수 따기인 나라가 과연 어느 나라인가?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어쩔 수 없이 영어 공용어를 하고 나라들의 원주민(원래 그 땅에 살던 사람들) 중에 그 후 잘 살고 번성하게 된 민족 어느 곳이 있는가? (예를 들면 아메리카 인디언, 뉴질랜드의 마오리,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보리진, 싱가포르 원주민, 인도의 힌두족, 아프리카 토착원주민 등에서 이들이 자기 말을 버리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되어 번영한 민족은 어느 민족인가?) 그들 나라가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나라들은 오랜 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피눈물 나는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그들의 영어몰입교육 주장이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조선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만 사용하게 하던 조선어 말살 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을 때 한문이 있는데 왜 한글을 만드느냐고 반대하던 중화사상에 물든 사대주의자와 무엇이 다른가? 이들 주장대로라면 우리 나라는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겪었는데 해방 후 일본어 공용어화를 하자는 주장이라도 했어야 정당했단 말인가?
영어공용어가 아닌 나라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해서 모든 학생들(일부 상위권 학생이 아닌 모든 학생)이 자유롭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 몇 나라나 되는가? 그런 나라가 있으면 5개 나라만 이름을 대 봐라. 인수위는 사실도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을 가능한 것처럼 오도하여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것이 아닌가?
1년 사교육비의 절반인 15조가 영어사교육비라고 한다. 그리고 전세계 토익 응시자수의 절반이 우리 나라 사람이고, 토플 응시자수의 5분의 1이 또한 우리나라이다. 둘 다 부동의 세계 1위이다. 토익 점수에서도 비영어권 국가에서 우리 나라가 2005년과 2006년 연속 1등이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 나라가 영어 부족국가가 아니라 영어과잉 국가라는 의미 아닌가?
이명박 교육정책의 핵심 논리는 국가경쟁력 강화이고 그 국제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영어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부가가치 증대이고 그 부가가치의 대부분은 영어가 아니라 과학기술에서 나온다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며, PISA의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도 과학 성적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진정 국가경쟁력이 걱정되는 이명박 정부라면 과학기술 교육에 전력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과학기술 교육에 대해서는 어떤 대안도 없이 영어교육에만 올인하고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교육정책인가?
영어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지 숭배의 대상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정책 입안자들은 위의 질문들에 용감하게 답을 내놔야 한다. 영어능력은 국가경쟁력의 한 부분이지만 결코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조선말과 조선글 쓰는 한민족이 영어 못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자기 나라, 자기 민족의 말과 글 홀대하고 남의 나라 말과 글 숭배해서 잘먹고 잘사는 나라 세계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엄청난 국가적 재앙이다.
다시 말한다. 영어는 도구이다. 도구는 필요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고 필요한 사람만 사용법을 배워서 쓰면 된다. 도구를 숭배하는 것은 우상숭배와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것이다. 영어는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수단이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은 더 열심히 배우고, 필요없는 사람은 과감하게 그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 주자.
영어교육 루트를 이원화시키는 것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백년대계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에 대한 국민적 지혜를 모아가는 일이다. 인수위의 섣부른 영어교육 밀어붙이기는 중단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서울의 고등학교의 현직 교사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정책에 대해서 인수위에 던지는 질문 형식을로 쓴 글입니다.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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