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귀환, 다시 우리들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리뷰] 가이낙스 제작의 <에반게리온 : 서>
▲ 전투중의 에바의 모습 ⓒ 태원엔터테인먼트
에 대해서 그랬다. 그러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일본문화에 대한 개방조치가 있었다. 불법제작한 카세트테이프로만 듣던 "X-저팬"의 앨범도 CD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일본의 유명 에니메이션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아키라"와 "공각기공대"도 자막처리된 좋은 화질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일본 대중 문화 개방 이후에 실제로 접한 일본의 대중문화들은 내가 동경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말하자면, 금지가 환상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저 볼 만하고, 들을 만 하다는 것이 일본 대중 문화에 대한 내 결론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에반게리온 : 서>를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아주 좋았다.
우선, 영상이 정말 마음에 들고, 주제가도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에바만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 과정이다. 에바의 TV판을 거의 못 본 나로서는 에바의 이야기 구조에 관해서, 특히 그 외전격의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 잘 몰랐고, 모르는 만큼 궁금하기도 하다.
<에반게리온 : 서>의 이야기 구조에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아버지 겐도, 에바0호기 조종사 레이, 그리고 신지 관계의 미스테리다. 이번 <에반게리온 : 서>에서는 그것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대사의 일부에서 무언가 있다는 암시는 주지만 알 수는 없다. 이 삼인의 관계는 사도들의 출현 배경 등과 총체적인 내용과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후속편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또 인상적인 것들 중의 한 가지는 신지라는 캐릭터다. 자의식이 강하다고도 볼 수 있는 신지는 에바초호기의 조종사로 '선택'되어 있다. 어떤 운명적인 힘이 작용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지는 여느 영화에서라면 흔했을 영웅이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회의를 한다. 그리고 아버지인 겐도에게 애정과 관심을 갈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반게리온 : 서>는 여느 에니메이션이나 영화처럼 전투씬에 매혹되기가 쉽다. 그러나, 기존에도 수많은 버전을 가진 에니메이션답게 그 외전격인 이야기들을 알아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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