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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승들의 달라진 10가지 표정

관광지 알리기 위해 다양해지고 표정이 바뀌는 장승문화

등록|2008.01.30 11:57 수정|2008.01.30 11:57

▲ 미인 장승 ⓒ 이승철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으로 대별되던 장승. 표정은 하나 같이 험상궂은 모습, 그러나 옛날의 장승은 낯선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고마운 이정표의 구실을 했었다. 험상궂은 모습으로 만들어 놓은 이유는 마을 입구에서 부정한 기운을 막아주기 위해서였다.

장승의 어원은 이름 그대로 기다란 나무푯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장승은 기능도 다양해서 이정표 외에도 마을이나 고을의 경계표지로 쓰이기도 했다. 만드는 재료는 대개 커다란 통나무를 사용했지만 제주도의 돌하루방처럼 돌을 사용하기도 했다.

장승의 표정은 대개 험상궂은 모습이었지만 돌로 만든 돌하루방처럼 편안하고 밝은 표정을 하고 있는 것도 있었다. 장승의 모양이나 표정은 지역마다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장승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아무래도 아주 고약한 인상의 무섭게 치켜뜬 눈이며 주먹코와 쭉 찢어진 입 등. 그야말로 험상궂은 표정이 대표적인 인상이다.

▲ 삿갓 장승 ⓒ 이승철



▲ 코주부 장승 ⓒ 이승철



▲ 허허허 장승 ⓒ 이승철


장승은 우리나라 전통문화 중의 하나로서 특히 서민대중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함께 했던 기층문화다. 그래서 장승에 얽힌 전설도 많은데 대표적인 전설은 기층문화가 아닌 왕실과 관련된 것으로 정조임금의 수원 화성 능행길을 지켰다는 서울 상도동 장승백이의 장승일 것이다.

또 하나는 조선시대 전설의 섹시이미지로 전해지는 옹녀의 단짝 변강쇠의 이야기다. 변강쇠가 장승을 불태웠다가 팔도장승들의 미움을 사서 지독한 병에 걸려 장승처럼 뻣뻣해져 죽는다는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이 그것이다. 이처럼 장승에 대한 이야기는 서민문화 특유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인간적이면서 익살스러운 면이 있다.

요즘은 우리전통문화인 장승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관광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모양이 유별나 금방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장승 특유의 빼어남으로 어느 지역이나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만들어 세워놓은 장승들의 표정을 보면 옛날의 그것들과는 아주 달라진 현상을 볼 수 있다. 무섭게 험상궂은 표정이 아니라 바라보면 웃음을 자아내는 밝고 해학적인 표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달라진 장승문화 현상이다.

▲ 원숭이 코 장승 ⓒ 이승철



▲ 혀 날름 장승 ⓒ 이승철



▲ 코 비뚤 뻐드렁이 장승 ⓒ 이승철


1월 29일 다녀온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축령산 입구에서도 길가에 세워 놓은 많은 장승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장승들이 다른 여느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표정들이었다. 몸매 좋은 여인의 모습을 한 것도 있었고 삿갓을 쓴 선비의 모습도 있었다.

개 코처럼 생긴 모습의 얼굴도 있었으며, 원숭이 코와 꿀꿀이 돼지 코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하나 같이 바라보면 미소를 짓게 하는 표정들이었다. 축령산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아주 특이한 표정의 장승들을 소개한다.

▲ 개 코 장승 ⓒ 이승철



▲ 합죽이 장승 ⓒ 이승철



▲ 빙긋 미소 장승 ⓒ 이승철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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