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이야기하느냐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가 중요"
<우생순> <화려한 휴가> 시나리오 쓴 나현 작가의 '스토리텔링론'
▲ 지난 29일 열린 2008 문화콘텐츠 연수과정 스토리텔링 워크숍에서 강연하고 있는 나현 작가 ⓒ 홍지연
29일자로 전국 관객 250만을 돌파하며 3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나현 작가가 강단에 섰다.
이날의 주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 스토리텔링 사례’. 이미 <화려한 휴가>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실화를 근간으로 한 두 편의 걸출한 이야기를 배출해낸 나현 작가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맨처음 그는 “스토리텔링은 팔아야 할 소재거리를 스토리로 꾸며내는 일”이라고 말한 뒤, 최근 마케팅 방식에 있어서까지 스토리텔링이 방법론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를 지적하며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무엇을 이야기하느냐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이미 나올 이야기는 다 나와"…"어떻게 이야기하느냐가 중요"
▲ “스토리텔링은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 홍지연
“기억해야 할 것은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듣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언제 울릴지, 언제 웃길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차피 120년이나 된 영화라는 대중예술이 그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질 수는 없죠. 어떻게 이야기할지에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또 다른 장르든 간에 말이죠.”
한편 그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의 중요성과 함께 시나리오 작성법의 기본도 안 된 일부 시나리오 작가들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시나리오는 소설이 아닙니다. 단순히 읽었을 때 재미있는 것보다는 실제로 영화화할 수 있는 바탕글이 돼야죠. 다분히 모호한 표현들, 심지어 이모티콘이 남발하는 시나리오를 쓰고, 또 제대로 된 시나리오를 선택할 줄 모르는 제작자나 감독에 의해 영화화하고, 심지어 조감독이나 다른 스태프에 의해 수정되는 중에 영화는 망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 한국영화의 위기까지 오게 됐죠.”
5~6고를 넘어서 심지어 12, 13고까지 가는 치열한 원고 수정의 과정, 즉 ‘걸레짜기’를 거쳐 탄생하는 시나리오. 철저한 협업의 산물인 영화 제작에 대해 그는 영화의 바탕을 그리는 크리에이터로서 시나리오 작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란 뭍에서 배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선주’ 제작자와 ‘선장’ 감독, ‘선원’ 배우와 스태프들이 타고갈 ‘배’를 잘 만드는 역할을 하죠. 뭍에서 떠내보내면 그만인 배이지만 그 배가 꼭 만선해서 항구로 돌아올 수 있길 작업 때마다 바라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CT 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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