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금품선거, 영천은 청도하고 다르다 아이가"

영천시장 금품선거가능성에 주민들 강한 거부감 나타내

등록|2008.02.01 16:20 수정|2008.02.01 16:20
영천시장 재선거 당시 한 후보에게 접근해 수억 원의 금품을 제공받은 정아무개씨 등 3명이 긴급 체포된 다음날인 2월 1일 오후, 영천을 찾아 재선거 당시 금품선거 등의 소문여부를 묻는 기자에게 대부분의 영천시민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시민들은 전원형태의 청도군과 달리 영천시의 경우 혈연이나 지역의 결속력이 강하지 않아 대부분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돈 선거가 일어날 개연성이 적다고 말했다.  또 돈 선거가 있었다면 비밀을 지키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씨 등의 사건은 선거브로커와 후보 간의 문제로 일축했다.

조직력이 약한 후보가 조직제공을 빌미로 접근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그 조직을 샀을 뿐이지 결코 유권자들에게 대규모 금품제공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영천시장에서 3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고아무개씨는 “영천에서 돈 선거가 있었다면 제일 먼저 내게 돈을 가져다 준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며 “적어도 나는 영천시장 선거동안 막걸리 한 잔도 얻어먹은 것이 없고 여기서 내게 그런 일이 없었다면 돈 선거는 없었던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고아무개씨는 이미 돈을 유권자에게 돌린 혐의로 1명이 구속되고 10명이 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된 사실을 알려주자 “그런 사실이 있느냐”며 뒤끝을 흐렸다.

같은 시장상인 김아무개씨는 “사실 청도군수 재선거가 사회문제가 되자 영천에서도 금품선거가 있었다는 소문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영천은 청도와 달라 영천처럼 대규모의 금품살포가 가능하지도 않고 도·농이 혼재된 도시특성 때문에 돈을 뿌렸다고 효과를 얻기도 힘들다”며 돈 선거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사람들 중 상당수가 경찰의 수사가 확대될 경우 거의 폭격을 맞은 듯 한 청도분위기처럼 영천에서도 그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는 “영천이라고 왜 (금품선거가) 없었다고 장담하겠느냐”며 “이참에 경찰이 확실하게 수사해 영천의 명예를 세워 줘야한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미 구속된 정아무개 씨 등의 진술을 통해 10여명의 혐의자를 긴급체포하기 위해 1일, 영천으로 급파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사건의 파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