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앞두고 달래콩나물밥 좋아요!
내 맘대로 해 먹는 '달래콩나물밥'
초저녁에 주방을 서성대던 아들 녀석이 밥 먹자고 부르자 제 방에서 냉큼 나온다.
“어, 이게 뭐야?”
“뭐긴, 콩나물밥이지!”
밥상 위를 한눈에 훑던 녀석은 별로 탐탁치 않은 표정이다. 그러면서 ‘그냥 밥’은 없냐고 묻는다. 녀석이 말하는 건, 밥 속에 콩나물 따위가 들어가지 않는 말 그대로 다른 것 섞지 않은 그냥 밥을 말한다. 밥통에 그냥 밥은 하나도 없다. 콩나물밥이 내키지 않아도 오늘 저녁은 달리 따로 먹을 게 없다.
내일이면 큰집으로 설을 쇠러 간다. 며칠 동안 집을 비우는데 장을 보거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어중간하다. 냉장고에 뭐가 들어 있는지 샅샅이 살펴보고 콩나물 한 봉지와 랩으로 포장해 놓은 달래를 사왔다. 야채박스에 남아 있는 작은 무 반쪽을 꺼내 두툼하게 채를 썰고 콩나물과 같이 넣기로 했다.
남한테 얻어먹기만 했지 잘 해 먹지 않던 콩나물밥. 오늘은 직접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은 콩나물을 따로 삶고 양념장에 그냥 비벼먹었는데 아무래도 밥을 안치고 나서 콩나물을 같이 넣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밥이 되거나 질어질 수 있어서 밥물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밥이 되는 중간 어느 때 넣어야 할지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그렇게 신경 써서 만든 콩나물밥은 콩나물의 구수함이 밥에 스며들어 더 맛이 좋다. 간편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담백하게 먹는 콩나물밥. 직접해보니 콩나물밥에 넣어 먹어도 좋을 것들이 떠오른다.
김치에 양념을 살짝 빼서 쫑쫑 썰어 넣거나 돼지고기를 넣어도 좋겠고, 조갯살 같은 해물을 넣어도 꽤 별미겠다. 조갯살을 삶아 넣고 조갯살 우려낸 물로 밥물을 하면 콩나물과 어울려 구수함이 더 진할 것 같다.
쌀을 씻어서 잠깐 불릴 새도 없이 압력밥솥에 안쳤다. 꼭 닫지 않아 압력이 되지 않게 뚜껑을 그냥 올려놓은 상태로 잠시 끓이다가 콩나물과 무채를 넣었다. 그다음에 뚜껑을 꼭 닫아 압력밥솥 추에서 소리 나기를 기다려 불을 한 단계 줄였다. 콩나물과 무가 섞인 구수한 냄새가 코에 감돌자 불을 끄고 자연히 공기가 빠지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달래를 적당히 썰고 진간장에 고춧가루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달래는 비벼먹을 때 바로 먹으려고 양념장에 넣지 않았다.
김빠진 압렵밥솥을 열고 주걱으로 저어보니, 와…. 이렇게 적당할 수가. 되지도 않고 질지도 않아 딱 좋다. 콩나물과 무에서 물이 나오니 평소 하는 밥보다 물을 적게 잡았다. 콩나물밥이 남으면 시간이 지나고 수분이 빠지면서 밥 속에 들어간 콩나물은 누런 머리카락처럼 된다.
내 맘대로 해 먹는 콩나물밥. 밥을 싹싹 훑어 식구 수 대로 펐는데 남기는 사람이 없다. 그냥 밥을 먹고 싶다던 아들 녀석도 달래를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쓱쓱 비벼먹었다. 더 먹고 싶어도 밥이 없어 아쉬워하면서.
보글보글 끓는 두부 된장찌개 국물과 잘 익은 김장김치를 숟가락 위에 올려 먹는 맛도 일품이다. 기름지고 풍성한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설 명절 전에 먹는 깔끔하고 담백한 달래콩나물밥 한 그릇이 뱃속을 편하게 해준다. 소박하고 ‘착한’ 콩나물밥, 설날이 지나면 다시 보자!
“어, 이게 뭐야?”
“뭐긴, 콩나물밥이지!”
내일이면 큰집으로 설을 쇠러 간다. 며칠 동안 집을 비우는데 장을 보거나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어중간하다. 냉장고에 뭐가 들어 있는지 샅샅이 살펴보고 콩나물 한 봉지와 랩으로 포장해 놓은 달래를 사왔다. 야채박스에 남아 있는 작은 무 반쪽을 꺼내 두툼하게 채를 썰고 콩나물과 같이 넣기로 했다.
▲ 준비재료콩나물과 채썬 무, 달래를 적당히 준비했다. ⓒ 한미숙
남한테 얻어먹기만 했지 잘 해 먹지 않던 콩나물밥. 오늘은 직접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은 콩나물을 따로 삶고 양념장에 그냥 비벼먹었는데 아무래도 밥을 안치고 나서 콩나물을 같이 넣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밥이 되거나 질어질 수 있어서 밥물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밥이 되는 중간 어느 때 넣어야 할지 때를 잘 맞춰야 한다.
▲ 쌀 안치기밥이 끓기 시작하면 콩나물과 채선 무를 넣어준다. ⓒ 한미숙
▲ 재료올리기밥 위에 콩나물과 무를 올리고 소금을 조금 뿌려준다. 간간한 맛이 배도록. ⓒ 한미숙
그렇게 신경 써서 만든 콩나물밥은 콩나물의 구수함이 밥에 스며들어 더 맛이 좋다. 간편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담백하게 먹는 콩나물밥. 직접해보니 콩나물밥에 넣어 먹어도 좋을 것들이 떠오른다.
김치에 양념을 살짝 빼서 쫑쫑 썰어 넣거나 돼지고기를 넣어도 좋겠고, 조갯살 같은 해물을 넣어도 꽤 별미겠다. 조갯살을 삶아 넣고 조갯살 우려낸 물로 밥물을 하면 콩나물과 어울려 구수함이 더 진할 것 같다.
쌀을 씻어서 잠깐 불릴 새도 없이 압력밥솥에 안쳤다. 꼭 닫지 않아 압력이 되지 않게 뚜껑을 그냥 올려놓은 상태로 잠시 끓이다가 콩나물과 무채를 넣었다. 그다음에 뚜껑을 꼭 닫아 압력밥솥 추에서 소리 나기를 기다려 불을 한 단계 줄였다. 콩나물과 무가 섞인 구수한 냄새가 코에 감돌자 불을 끄고 자연히 공기가 빠지기를 기다렸다.
▲ 양념장양념장에 달래를 넣지 않고 비벼먹을 때 바로 생달래를 넣어먹기로 한다. ⓒ 한미숙
기다리는 동안 달래를 적당히 썰고 진간장에 고춧가루와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달래는 비벼먹을 때 바로 먹으려고 양념장에 넣지 않았다.
▲ 뚜껑열기구수한 냄새가 꼬 끝에 솔솔~ 풍긴다. 입맛이 확 당기는 냄새. ⓒ 한미숙
김빠진 압렵밥솥을 열고 주걱으로 저어보니, 와…. 이렇게 적당할 수가. 되지도 않고 질지도 않아 딱 좋다. 콩나물과 무에서 물이 나오니 평소 하는 밥보다 물을 적게 잡았다. 콩나물밥이 남으면 시간이 지나고 수분이 빠지면서 밥 속에 들어간 콩나물은 누런 머리카락처럼 된다.
▲ 입맛에 따라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 먹어요. 다음에 또 해먹고 싶은 달래콩나물밥. ⓒ 한미숙
내 맘대로 해 먹는 콩나물밥. 밥을 싹싹 훑어 식구 수 대로 펐는데 남기는 사람이 없다. 그냥 밥을 먹고 싶다던 아들 녀석도 달래를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 쓱쓱 비벼먹었다. 더 먹고 싶어도 밥이 없어 아쉬워하면서.
보글보글 끓는 두부 된장찌개 국물과 잘 익은 김장김치를 숟가락 위에 올려 먹는 맛도 일품이다. 기름지고 풍성한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설 명절 전에 먹는 깔끔하고 담백한 달래콩나물밥 한 그릇이 뱃속을 편하게 해준다. 소박하고 ‘착한’ 콩나물밥, 설날이 지나면 다시 보자!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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